전통시장은 화재에 취약하다. 자그마한 불씨가 삽시간에 큰불로 번질 수 있다. 장을 보러오는 이들로 붐빌 올 추석 명절 대목에는 화재 예방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20분께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지난 3월 방화 화재 사건 이후 복구 작업이 한창인 이 전통시장에도 제수용품 등을 장만하려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소화기는 초기 진화에 있어 소방차 한 대의 위력에 버금간다고 한다. 하지만 한 점포 뒤편 시장 골목의 소화기 보관함은 과일을 담는 빈 종이상자 등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다른 점포의 오래된 한 냉장고는 먼지를 뒤집어쓴 콘센트와 어지럽게 꼬여 있는 전선으로 인해 혹여 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싶었다. 또 시장 곳곳에는 불에 잘 타는 플라스틱이나 천막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같은 날 둘러본 미추홀구 용현동 용현시장의 사정도 비슷했다. 가스 배관과 연결된 LPG통 위에는 빈 스티로폼 상자가 지붕까지 겹겹이 포개져 있었다.
오래된 냉장고·종이상자 등 뒤엉켜
3년간 32건·작년 15건… 매년 증가
콘센트·전선 주변 먼지 관리해야
인천소방본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인천지역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32건(2020년 6건, 2021년 11건, 2022년 15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은 미로식 통로에 작은 점포가 밀집돼 있고, 대량으로 상품을 적재·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가 발생할 경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
화재를 예방하려면 우선 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전선 손상을 막아야 한다. 전선 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전선이 자꾸 밟히면 전선 과부하로 불이 날 수도 있어서다. 또 콘센트나 전선 주변에는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조에 설치하는 히터봉은 오래된 제품이라면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히터봉이 과열돼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어 자동 꺼짐 기능이 있는 최신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전통시장 화재는 급속도로 확산하는 만큼 빠른 화재 진압이 중요하다"며 "전통시장 곳곳에 배치된 소화기, 소화전, 방수 기구함 주변엔 물건을 쌓아두지 말고 반드시 공간을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