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 탓에 대학생들 사이에서 추석 명절 '귀향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 인천대학교 4학년인 A(24)씨는 추석 연휴 전날인 27일 학생 복지사업으로 학교 측과 총학생회가 무료로 지원하는 귀향버스를 타고 고향인 경주로 향한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A씨는 교통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귀향버스 신청을 서둘렀다. A씨는 "KTX는 예매조차 어렵다"며 "귀향버스는 무료인 데다가 학교에서 KTX 광명역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1시간 반 이상 가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석에도 귀향버스를 탔다는 인천대 3학년 B(23)씨도 "요즘엔 고속버스도 요금이 비싸 부담된다"며 "차가 막히기 전에 미리 내려갈 수 있고, 출석 인정도 돼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부터 운영이 중단됐던 인천대의 '귀향버스'는 지난해 추석부터 재개됐다. 이번 추석 귀향버스 신청자는 423명으로 지난해(279명)보다 144명이나 늘었다.
인천대, 코로나 운영 중단 작년 재개
올해 423명 신청… 144명 증가
'안전 보장' 예비번호 받고 대기도
인하대선 연휴 인원 분산에 미운영
인천대 총학생회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사전 수요조사와 재학생 지역 분포를 고려해 귀향버스 8개 노선(1노선당 43석)을 결정했다. 서해안선, 호남선, 영동선, 경부선, 중부선 등으로 구성된 8개 노선 중 2개 노선을 제외하고 모두 신청 인원이 수용 인원을 넘어섰다.
버스 요금은 없고, 희망자에겐 학생식당에서 아침밥도 제공한다. 학교 측에선 27일 당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귀향버스를 탑승해 수업에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에겐 출석 인정도 해준다.
인천대 총학생회 김민석(22) 복지국장은 "예비 번호를 받고 취소자가 생기길 기다리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며 "귀향버스 운전자 보험과 자동차 보험까지 모두 학교와 총학생회가 가입해 학생들은 안전하게 귀향길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학교에선 2019년 추석을 마지막으로 귀향버스 16개 노선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고향이 경남 거제인 인하대 4학년 C(23)씨는 "학교에서 같은 권역으로 이동하는 학생들끼리 탈 수 있는 버스를 제공하면 비용 부담도 덜고 편리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인하대 총학생회 권수현(21) 총학생회장은 "이번에 연휴가 길어 귀향 인원이 분산되는 데다 최근 유류비 등이 크게 올라 해당 사업(귀향버스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과거 명절 전 수요 조사에서도 신청자가 그리 많지 않아 귀향버스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