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하락과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로의 신차 수출 등이 금지되면서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는 중고차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간한 '최근 인천지역 중고자동차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항을 통한 중고차 수출은 23만4천6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9% 상승했다.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어, 인천지역 전체 수출액 중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3%에서 2022년 2.9%로 상승했다. 올해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고차 수출 증가의 원인으로는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이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글로벌 해운사들이 대거 발주한 컨테이너선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되는 등 공급이 늘었고,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의 긴축정책과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 등으로 수요가 낮아져 컨테이너선 운임이 크게 하락했다.

기존에 자동차운반선을 활용해 이뤄지던 수출이 저렴한 운임을 바탕으로 컨테이너를 통해 운송되는 것이다. 인천항에서 컨테이너선에 선적해 수출된 중고차 대수는 올해 상반기 18만3천750대로 전체의 78.4%에 달했다. 


'컨' 운임줄며 車운반시 싼값 활용
러 생산 중단·신차수출 금지 원인
지역내 비중도 올해 3.0% 넘어설듯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이 러시아 현지 생산을 중단한 데다가, 신차 수출도 금지되면서 중고차 수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접국가를 거쳐 러시아로 수출하는 '우회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중 튀르키예(2만6천9대·180.8% 증가), 키르기스스탄(1만3천898대·384.3% 증가), 타지키스탄(1만598대·270.4% 증가) 등 러시아 인접국으로 중고차 수출이 크게 늘었는데, 수출 차량 중 대다수는 러시아 우회 수출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중고차 수출 산업이 향후에도 인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천항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오토밸리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중고차 수출 부문에서 경쟁력이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차량 검사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높은 기준의 자동차 검사제도 등 체계적인 중고차 품질 관리에 힘입어 해외 딜러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중고차 산업 스스로 투명성을 높이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검사제도 개선 등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