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인천 중구 영종도 주민은 통행료를 내지 않고 자가용으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건너고 있다.
하지만 인천 도심에서 영종도를 오가는 좌석버스는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인하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기존 요금을 그대로 받고 있다.
정작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다수 주민들의 부담은 덜어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건너는 인천지역 버스 노선은 각각 8개씩 총 16개 노선이다. 영종대교를 이용하는 8개 노선 중 좌석버스는 7개, 간선버스는 1개 노선이다. 인천대교를 지나는 8개 노선 중 좌석버스는 5개, 광역버스는 2개, 공영버스(중구 운영)는 1개 노선이다. 영종도 주민들은 서구, 동구, 연수구 등으로 이동할 수 있는 좌석버스 12개 노선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영종행 좌석버스(영종대교 7개 노선, 인천대교 5개 노선)의 요금은 1천650원(이하 성인 카드 결제 기준)으로, 인천 도심에서 운행하는 좌석버스 요금인 1천300원보다 350원이 비싸다. 영종대교나 인천대교의 통행료를 고려해 요금을 더 받고 있는 것이다.
좌석 12개 노선 도심比 350원 비싸
인하분 미반영 기존대로 받는 실정
주민들 "대중교통비 올라 부담 커"
오는 7일부터 인천지역 버스 요금이 일괄적으로 인상되면 영종행 좌석버스 요금도 1천900원으로 올라 영종도 주민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
그런데 이 좌석버스 노선들처럼 영종·인천대교를 건너는 광역버스(직행 좌석버스) 2개 노선의 요금은 인천 도심을 다니는 광역버스와 동일한 2천650원(3천원으로 인상)이다. 또 영종대교를 이용하는 간선버스 1개 노선과 인천대교를 지나는 공영버스 1개 노선도 인천 시내에서 간선버스가 받는 요금인 1천250원(1천500원으로 인상)과 같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같이 이용하는 노선인 데도 유독 좌석버스 요금에만 통행료가 반영된 것이다.
이달 1일부터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기존 6천600원에서 3천200원으로, 하부도로는 기존 3천200원에서 1천900원으로 통행료가 인하됐다. 2025년부터는 인천대교 통행료도 5천500원에서 2천원으로 줄 예정이다. 영종도 주민들은 영종·인천대교 통행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이용하게 됐다.
인천대교를 건너는 좌석버스를 이용해 송도국제도시로 출·퇴근한다는 영종도 주민 윤모(26)씨는 "한 달 치로 계산해보면 인천 시내에서 운행 중인 좌석버스를 이용할 때보다 1만5천원이 더 지출된다"며 "대중교통비도 올라 부담이 큰데 영종 주민들의 버스 요금도 할인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버스 요금 인상 논의가 영종대교 통행료 인하 결정 전에 이뤄져 통행료 인하분을 버스 요금에 반영하긴 어려웠다"면서도 "버스 요금 인상으로 인한 영종도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7일부터는 영종행 좌석버스 4개 노선(111·117·307·320번)을 영종도에서만 이용하는 경우엔 요금을 1천500원(인천 시내 간선버스 요금과 동일)으로 정했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