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도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는 평가 속, 추석 전 경기 남부지역의 화폐 발행 실적이 지난 추석보다 줄어들었다. 추석을 앞두고 경기도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돼, 추석 이후 전망이 좋지 않은 점과도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추석 전 10영업일(9월 14~27일) 간 금융기관을 통해 경기 남부지역에 발행한 화폐는 4천92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추석 전 발행한 5천91억원 대비 3.2%인 165억원이 줄어든 수준이다.

경기남부 추석 전 화폐 4천926억원 발행
지난 추석보다 165억원 줄어… 현금 사용 감소 등 원인
추석 맞은 경기도 기업들 전망도 좋지 않아


화폐 발행이 감소한 것은 비단 경기 남부지역만의 일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14~27일 전국적으로 공급한 화폐는 3조8천억원인데, 이는 최근 4년 동안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해 추석 전 발행한 4조1천824억원과 비교해도 8%에 해당하는 3천338억원이 감소했다.

연휴 기간이 길면 통상 화폐 공급이 늘어나지만, 올해는 지난 추석에 비해 연휴가 이틀 더 많음에도 오히려 줄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카드·페이 등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확대되면서 화폐 수요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해보다도 오히려 내수 경기가 위축된 점 등도 무관치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27일 발표한 '2023년 9월 경기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 전인 9월 경기도 제조업체들의 업황BSI는 지난 달에 비해 2p 상승했지만 채산성BSI는 무려 13p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월 경기 전망지수가 지난 달보다 2p 낮아졌다. 다만 비제조업체의 업황BSI는 전월 대비 2p 올랐고 다음 달 전망 지수는 지난 달과 동일했다.

수원상공회의소가 수원지역 10인 이상 제조업체 11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 조사에서도 지역 기업들의 전망은 오히려 나빠졌다. 지난 3분기 대비 5p 하락한 82로 집계됐다. 2분기 연속 하락세다. 모든 부문에서 전망이 부정적이었고, 특히 10곳 중 7곳꼴은 영업이익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