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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백령공항 건립 예정 부지인 백령도 진촌리 솔개간척지 일대. /옹진군 제공

국토교통부가 울릉공항에 이어 백령·흑산공항 사업을 재설계하고 있다. 항공기 규모를 50인승에서 80인승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인데, 인천시가 목표로 삼은 2027년 개항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국토부에 따르면 백령공항과 흑산공항 등급을 '2C'에서 '3C'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공항 등급은 항공기의 날개폭과 최대 이륙거리 등에 따라 나뉜다. 2C는 50인승, 3C는 80인승 항공기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국토부, 50인승→80인승 확대 방침
수익성 저하·부품 수급 불안정 우려
기본계획 수립과정 지연 여부 결정


국토부가 이들 공항의 등급을 변경하는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업계를 중심으로 50인승 이하 기종 운항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제작사의 50석 이하 항공기가 단종 추세인 점도 사업계획 변경의 계기가 됐다. 국토부는 50석 이하 항공기·부품 수급은 불안정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토부는 백령공항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50인승이 아닌 80인승 소형 항공기 등급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백령공항 항공기의 비행 방식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사업 지연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백령공항은 접경지역이라는 특성 등을 고려해 기계의 도움으로 이착륙하는 계기비행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80인승 항공기를 기준으로 계기비행 방식을 유지해 설계한다면 착륙대 폭을 넓혀야 한다. 공사비가 예상보다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는 경제적 타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기획재정부로부터 검증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사업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국토부는 비행 방식을 계기비행에서 시계비행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계비행은 조종사가 직접 지형을 보고 항공기를 조종하는 방식이다. 시계비행으로 변경할 경우 계기비행보다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

백령공항은 백령도 솔개지구 일원 25만4천㎡ 부지에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활주로 1.2㎞(폭 30m), 관제탑, 여객터미널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기비행을 유지할지, 시계비행 방식으로 전환할지는 국방부 협의 결과에 따라야 하고 사업비 증가에 따른 경제성 하락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며 "우선 공항 특성에 맞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