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넉 달간 피해지원위원회가 인정한 피해자는 총 6천63명으로 집계됐다.

아직도 온전한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의 대환대출 소득요건을 완화하고 대출액을 늘리는 등 정부가 지원책을 강화키로 했다. 대출 요건이 깐깐해 전세사기를 당하고도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피해자들이 나온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 무자본 갭투기에 당했다

=전세사기 피해 인정을 받은 피해자(6천63면) 중 절반 가량인 42%는 무자본 갭투기와 동시 진행 수법에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 진행은 전셋값을 매매가와 같거나, 심지어는 더 높게 받아 매매가격을 충당하면서 단기간에 주택 수십 수백채를 사들이는 수법이다.

국토교통부의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지원 현황'에 따르면 피해자 중에는 무자본 갭투기 또는 동시진행 수법으로 전세사기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해자가 2천536명(41.8%)으로 가장 많았다. 신탁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443명(7.3%), 기타 사기 유형은 3천76명(50.7%)으로 분류됐다.

피해자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66.4%가 집중됐다. 피해자가 거주하는 주택은 주로 다세대주택(32.2%), 오피스텔(26.2%), 아파트·연립(21.8%), 다가구(11.3%)였다. 피해자는 20∼30대가 69.7%를 차지했다. 전세 보증금은 1억원 이하인 피해자가 49.3%였다. 피해 인정을 받은 이들 중 우선매수권을 양도한 뒤 공공임대 거주를 신청한 피해자는 82명이다. 긴급한 경·공매 유예 결정은 총 709건이 있었다.

 

부부합산 소득 7천만 → 1억3천만원
신탁사기땐 공공임대주택 우선공급
가담 의심 공인중개사 특별 점검도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 재판 하루전 대책위 기자회견
국토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보다 두텁게하기 위해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4일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 재판 하루전 대책위 기자회견 현장. 2023.10.0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지원 못 받는 피해자 없도록

=지금까지 전세사기 피해자의 대환대출 이용 실적은 391건(593억원)이며, 저리대출 이용은 83건(118억원) 이었다.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피해 인정을 받은 사람이 넉 달간 6천명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피해자들의 정책대출 이용 실적이 많지는 않은 셈이다.

대환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7천만원 이하, 보증금 3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인 경우 이용할 수 있어 맞벌이 부부는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저금리 대환대출의 소득 요건을 부부합산 연 7천만원에서 1억3천만원으로 완화키로 했다. 또 보증금 요건은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대출 한도를 5억원으로 늘린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법률 지원도 강화해 인당 250만원까지 법률전문가 조력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우선매수권이 없는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시세의 30∼50% 수준 임대료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받기 위한 신청서 접수부터 결정 통지까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피해자 지원관리시스템'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 경기도 '전세 사기' 가담 의심 공인중개사 특별점검

=김동연 도지사가 피해자 지원과 예방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는 경기도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전세사기에 가담된 것으로 의심되는 공인중개사 362명을 특별점검키로 했다. 특별점검 대상은 올해 상반기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상담 물건 431건을 1회 이상 중개계약한 공인중개사다.

경기도 및 시·군 및 특별사법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은 임차인들의 전세피해 물건을 중개한 공인중개사가 3년간 중개한 내역을 확인해 보증금 편취, 리베이트 등을 목적으로 특정 임대인 물건을 중개거래하는 등 전세사기 가담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공인중개사 자격증 대여, 고용인 미신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의무 이행 현황 등에 대해서도 확인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전세사기 가담이 의심되는 공인중개사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특별점검한 결과, 94개소에서 113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주요 위반 사항이 확인된 21곳에 대해 수사의뢰 조치한 바 있다. → 관련기사 20·21면(건축왕 일당 피고 35명중 18명 '범죄집단조직죄')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