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 상승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는 가운데, 비행장 소음 영향에 그간 가격 상승세가 더뎠던 수원 서둔동 아파트도 분양가가 9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둔동의 A아파트는 지난 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다. 해당 아파트는 서둔동 213-10 일원에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14층, 10개동, 482가구 규모다. 면적은 중대형인 전용 84~113㎡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84A 8억9천900만원, 84B 8억9천400만원, 113㎡ 11억9천200만원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천682만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분양에 나섰던 수원지역 단지들보다 비싼 편이다.

비행장 소음 영향으로 상승세 더뎠던 서둔동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84㎡ 8억9천만원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비싸
건축 자재비 상승 여파, 분양가 상한제 폐지 영향


올해 수원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는 해당 아파트를 포함해 총 3곳이다. 2월 팔달구 지동 '수원성 중흥S-클래스', 9월 권선구 오목천동 '오목천역 더리브'다. 두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2천100만원, 2천245만원이다. 앞서 분양한 단지와 최대 582만원 차이가 난다. 동일 타입을 놓고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크다. 수원성 중흥S-클래스와 오목천역 더리브의 84A 타입 최고가 기준 공급가는 7억4천900만원, 7억9천109만원이다. 짧게는 한달 만에 동일 면적 분양가가 1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서수원울트라참누리파크2단지(2009년 준공)' 전용 84.93㎡ 6층 주택은 지난 8월 4억3천만원에 실거래됐다. '서수원울트라참누리파크1단지' 전용 84.81㎡는 지난 5월 4억원(13층)에 매매됐다. 신축 분양가가 구축 실거래가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책정된 상황이다.

A아파트의 분양가는 한때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인근 도시형 생활주택과 비슷한 수준이다. A아파트와 동일한 건설사가 지난 2021년 공급한 단지로 84A 타입 공급 금액이 9억9천720만원이었다. 2020년 3월 권선동에 공급된 '쌍용더플래티넘오목천역' 84A 분양가(5억1천690만원)의 2배 수준이어서 고분양가 꼬리표가 뒤따르기도 했다.

분양가 공개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건축 자재비 상승 여파도 있겠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수원 군공항 이전되기 전까지는 소음이 장난 아닌데, 이 가격인 게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분양가가 9억원에 달한 배경엔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사비 상승이 있다. 올해 들어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기 어려워졌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표한 '2023년 8월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경기도 3.3㎡당 분양가는 1천95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99만원 올랐다. 공사비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곧 10억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를 비롯해 전반적인 건설 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인건비도 크게 상승했다. 분양가를 올리지 않으면 공급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