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은 '성남페스티벌'을 '대표 축제'로 만든다며 '대환영'이라는 제목의 메인제작공연을 하이라이트로 배치하고 시비 예산 15억원 중 창작자 1억8천만원, 출연자 1억1천만원, 무대제작 4억8천만원 등 8억400만여원을 투입했다.

탄천 위에 설치된 수상 무대에서 지난 6~8일 3일간 저녁 7시30분부터 총 3회가 진행됐고 공연시간은 50분가량이었다. 또 무대 정면에는 1천여 명이 빼곡히 앉는 수상 관람석을 마련했다.

저승길에 오른 가상의 태평동 거주 할머니와 그를 안내하는 '꼭두'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음악·영상·무용·조명 외에 '불쇼' 같은 서커스 장치들도 무대를 채웠다. 할머니를 위한 일종의 '진혼제' 같은 형식으로 꾸며졌고 러닝타임의 많은 부분이 집단군무로 채워졌다.

초대받거나 사전에 표를 구한 시민과 관람석 양옆 앞쪽에서 그나마 무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관람객 중에는 음악이나 집단군무, 수상무대에 대해 '좋았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들이 있었다.  


허약한 서사·허전한 클라이맥스
출연자 박수 유도했지만 '시큰둥'


하지만 공연장을 찾은 절반 이상의 시민들은 이런 평가를 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관람석과 일부 구역 외에서는 무대가 땅보다 낮은 데다 조명기구 등으로 가려져 제대로 볼 수 없었고 소음 문제도 발생했다. 때문에 잠시 머물다 발길을 돌리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주인공 할머니의 인생에 대한 허약한 서사, 허전한 클라이맥스 등이 겹치면서 감동은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올만하다. 시민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관람석 일부를 중심으로 박수나 환호가 있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끝난 거예요?", "그런 것 같습니다"라는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꼭두가 박수를 유도했지만 호응은 적었고 커튼콜도 없었다.

여기에 관객 배려·안전·환경 등 문제점도 대두됐다. 페스티벌 둘째 날부터 탄천 좌측에 간이의자를 일부 마련하기는 했지만 우측 등 나머지 관객들에 대한 배려는 나오지 않았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무대 앞 탄천 세월교(보도교) 인원 통제 등을 하느라 경찰이 애를 먹었고, 지난 8일 공연땐 주최 측이 탄천 쪽으로 안전선을 쳐놓고도 막상 통제를 하지 않는 일 등도 벌어졌다.

관객 배려·안전·환경 문제 대두
푸드트럭 쓰레기 분리수거 외면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성남환경운동이 지난 5일 "단 4일의 페스티벌을 위해 생물의 이동통로이자 은신처, 서식처인 수변과 하도의 식생을 제거하고 준설했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무대를 중심으로 탄천 양쪽의 식생을 제거했다. 관람석을 따로 만들지 말고 그쪽에서 볼 수 있도록 했으면 더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관람했을 텐데 왜 제거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푸드트럭 등에서 나온 쓰레기도 문제였다. 플라스틱·스티로폼·비닐 등이 분리수거되지 않고 소각용 종량제 봉투에 담겨 처리됐다.

진행상의 문제도 적잖이 드러낸 성남페스티벌은 한번쯤 본 듯한 구성에 딱히 성남과의 연관성·정체성도 찾아보기 힘든 일회성·소비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천여 관객석·3회 공연·러닝타임 50분에 8억여원을 투입하고 사실상 사라진 메인공연에 대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성남페스티벌이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