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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도서관과 피트니스 센터에 오는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는 점과 혼자 한다는 점 그리고 도전의식이 있다는 점 등이다. 그런데 이들을 조금 더 살펴보면 색다른 공통점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굳이 오지 않아도 될 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쉬지 않고 오랜 시간동안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열심히 운동을 하는 이들이 보인다. 대개는 탄탄한 근육을 지닌 사람들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늦은 시간까지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대개 학업성적이 뛰어난 친구들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미 형성된 근육이나 학업성적일지라도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거나 공부를 하지 않으면 현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피트니스 센터와 도서관을 찾아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장소이고 그곳에서 하는 활동도 다르지만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현상 유지(status quo)를 위해 온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들은 현재 상태에서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해 오기도 한다. 이른바 스스로를 업그레이드(upgrade)하기 위해서다. 이는 현재의 상태에 대해 만족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얻고자 함이다. 만약 이들이 경쟁을 한다면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이고 이들의 목표는 매번 갱신된다. 물론 자율성과 주도성에 기반한다.  


학업·근육, 현상유지·업그레이드
지속 해야 하는 색다른 공통점
관계·업무적 측면도 다를 바 없어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 유지와 업그레이드는 비단 신체적인 측면이나 학업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계적인 측면이나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관계적인 측면에서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일례를 들면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연락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모임에 초대받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모임을 만들고 초대해야 한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자료를 요청하는 입장에 서있기보다는 자료를 공유하는 입장에 서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일부터 처리하고 동료의 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접근해야 한다.

현상 유지는 정지된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움직이는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물갈퀴가 물 속에서 부단히 움직이는 것과 같다. 이와 함께 현상 유지를 넘어 업그레이드를 기대한다면 또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연락처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업그레이드는 양(量)보다 질(質)이다. 그래서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의 접점이 많아져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이른바 최근들어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로 명명되는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포용성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입견이나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개방성(openness)도 확보되어야 한다.

물위의 백조처럼 부단히 움직여야
생각서 멈추지 말고 실행해 보자


아울러 업무적인 측면에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호기심과 실험정신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새로운 것에 대한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넘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어떤 일이나 직무에 요구되는 주요 역량이 있다면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역량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소위 말하는 융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와 같은 과정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행으로 옮겨봐야 한다. 이른바 토이 프로젝트(toy project)를 해보는 것이다. 특정한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생각이나 관점의 전환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물론 현상을 유지하는 것과 업그레이드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어려운 것도 아니다. 생각이 있다면 생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행해보자.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도 있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