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군비와 병력, 첨단무기, 핵무장 등 전통적인 지표로 나라 간의 군사와 국방력의 우열을 따지는 일이 무의미해졌다. 세계 최강의 핵무장 국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국제사회가 기껏해야 이슬람 무장 단체로 깔보는 하마스가 비공식 핵보유국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양민을 학살하고 납치했다.
신개념 전쟁의 주역은 드론과 SNS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론이 맹활약 중이다. 재래식 포격과 첨단 미사일로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는 단 며칠 만에 작전을 끝낼 것이라 호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러시아 전차 부대의 진군을 막았고, 적진을 정찰해 프리고진의 용병들을 사살했다. 우크라이나의 SNS 선전전에 러시아 병사들은 백기를 들고 투항했고, 용병들은 모스크바로 총부리를 돌렸다. 전선은 정체됐다.
하마스는 드론으로 이스라엘의 통신과 기관총 기지를 파괴한 뒤 수제 로켓과 구식 로켓 수천 발을 쏟아부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무력했다. 그 사이 하마스 특공대원들이 패러글라이더와 승용트럭을 타고 침투했다. 치고 빠지기가 전광석화 같았다. 분노에 찬 이스라엘은 30만 병력으로 하마스 절멸 작전에 돌입했다. 하마스는 SNS로 거짓과 진실이 혼재된 정보로 선전선동전을 펼치고 있다.
드론이 전쟁의 지배자로 등장하면서 드론 군사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정찰, 공격, 자폭은 물론 안면 인식이 가능한 AI를 탑재한 소형 드론이 요인 암살을 위해 적진 상공을 하염없이 배회할 수도 있다. 대형 폭격기가 폭탄 대신 수천 대의 지능형 드론을 낙하할지도 모른다. SNS는 딥페이크와 거짓 정보로 적진을 분열시키고 공포에 가둘 수 있다. 정치적 내분이 심각한 나라는 거짓 선동이 핵폭탄보다 위협적이다.
북한은 핵무장국이다. 짝퉁이지만 미국의 정찰 및 폭격 드론을 복제했다. 정찰 드론은 용산까지 다녀갔다. 다양한 용도의 드론을 개발 중일 테다. 하루가 멀다 하고 SNS 게시물로 사회가 뒤집어지는 대한민국이다.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핵에서 드론과 SNS로 확대일로다. 드론 몇 대와 SNS 가짜뉴스로 치고 빠지면 대책이 없다. 국지적 침공에 전면전으로 대응하기도 힘들고, 정치권은 대응 이전에 분열할 것이다. 전쟁의 개념과 양상이 완전히 변했는데, 정치는 무대응이다. 뭘 믿고 이러는 건가.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