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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성남시 판교 글로벌 비즈센터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비전선포 및 상생협약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참여 기업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1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용인 기흥ICT 밸리에 공장을 둔 (주)핀텔은 고해상도 영상 분석을 통해 기관 등에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스타트업으로 첫발을 뗐다. 현재는 코스닥에 상장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설립 이후 3~4년간은 기술 개발에 몰두하며 매출을 내지 못하는 시기도 있었다. 

김동기 대표는 "기술개발 과정이 즐겁지 만은 않았지만,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제품화하면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직원들과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주)핀텔뿐만 아니라, 최근 유례없는 이상기후로 빈번해진 도시 침수를 막기 위한 제품을 개발한 (주)드레인필터 역시 경기도에 자리를 잡고 사업을 시작한 새싹 스타트업이다.

경기도는 오는 2026년까지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축구장 90배 크기인 66만㎡(20만평)의 창업공간을 조성하고 3천개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한다. (주)핀텔 등처럼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미래를 개척하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육성해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업무 공간 지원
선후배 스타트업간 생태계 연결
국제 투자 박람회 등 세계화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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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성남시 글로벌 비즈센터에서 벤처스타트업 비전선포 및 상생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3.10.12/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김동연 지사는 12일 제2판교 글로벌 비즈센터에서 '벤처스타트업 비전 선포 및 상생협약식'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도지사 선거 후보 시절부터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도'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김 지사는 이날 "2년 전 정치를 시작하며 '정치 창업', '정치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을 썼다. 거대 양당 등 현 정치구조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는 의미였다"며 "스타트업은 기업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도민 모두 '스타트업, 창업 마인드'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일하는 공무원도, 집에 계시는 어르신, 가정주부 모두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관성과 타성을 깨는 도전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내년이면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50년이 된다. 그중 공무원을 가장 오래 했다. 만일 저한테 '다시 청년 시절로 돌아가도 공무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한다면, 저는 단연코 '직업 안정성이 확보된 직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답할 것"이라며 "안정성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지만, 경기도민과 청년 모두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에 대한 시도를 많이 하고 그러한 시도가 경기도 곳곳에서 많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발표한 구상안은 크게 '공간-연결-세계화'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공간'이다. 경기도는 2026년까지 판교와 도내 8대 권역 20개 이상 지역에 약 66만㎡(20만 평)의 창업혁신공간을 조성한다. 제2판교에는 기업 주도로 2025년까지 약 50만㎡(15만 평)의 벤처스타트업 공간을 조성해 2천여개 스타트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2026년까지는 지역주력 특화산업과 연계해 창업공간을 조성, 700여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그다음은 '연결'이다. 이날 오픈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밝힌 '선배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을 스타트업과 연결하고 창업 생태계 내 구성원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스타트업과 지원기관 간 교류 협력을 위해 네트워킹 행사 등은 물론, 제2판교 대·중견기업이 운영 중인 200개 이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연계 등도 추진한다.

마지막은 '세계화'다. 경기도 벤처기업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나아가도록 해외 투자 유치와 진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내년 하반기 판교에서 국제 스타트업 투자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상생협약은 이런 내용의 경기도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김 지사를 비롯해 제2판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21개 대·중견기업 임직원, 스타트업 관계자,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협약 당사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탈(VC) 등 교류협력 지원 등에 노력할 예정이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