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오가는 항공기의 운항 횟수가 늘어나면서, 저가 공세와 자국 정부 지원을 받는 UAE 항공사들이 우리 하늘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13일 서울에서 UAE 민간항공청과 항공회담을 개최해 양국 간 국제선 운수권 증대를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항공기 운수권 주15 → 21회 증대
두바이 경유시 30% 싼값 경쟁력
국적사보다 좌석규모 4배 많기도
운수권은 양국 정부 간 합의를 토대로 한 주 단위 항공기 운항 횟수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이번 합의로 한국과 UAE 간 운수권은 주 15회에서 주 21회로 6회 증가했다.
이번 운수권 확대로 UAE 측은 항공편을 늘릴 수 있게 됐다. 특히 UAE 측 항공사는 한국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향하는 환승 수요를 더 잠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공항과 두바이를 오가는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을 이용하는 여객의 60% 정도가 두바이에서 환승해 유럽 등으로 향한다.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항공사는 정부 지원을 토대로 두바이를 경유하는 유럽행 항공권을 국내 항공사들보다 30% 안팎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UAE 항공사들의 좌석 공급도 국내 항공사보다 많다. 대한항공은 두바이행 항공편에 218석 규모 여객기를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반면 에미레이트항공은 517석 규모 A380을, 에티하드항공은 327석이 있는 B787을 각각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운항 횟수는 2배지만 좌석 규모로 따지면 UAE 측 항공사들이 국적사 대비 4배 수준에 달한다. 많은 좌석을 공급하면서도 UAE 측 항공사의 탑승률은 95% 안팎으로, 80%대인 대한항공보다 높다.
운수권 확대는 UAE 측 요구로 합의가 이뤄진 만큼 UAE 항공사들이 운항편을 늘릴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대한항공은 수요 부족으로 현재 운수권인 15회의 절반인 7회만 운항하고 있다.
이번 운수권 합의에도 추가 운항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UAE가 지난 1월 우리 기업에 300억 달러 투자를 약정하는 등 경제 교류가 활발한 중동의 핵심 협력 국가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협력을 항공운송 분야로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김영국 항공정책관은 "이번 합의로 국민들의 유럽·아프리카 등 장거리 이동의 편의성· 선택권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