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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얼마 전 나온 책 두 권의 인상적인 구절을 소개한다. '인공지능의 시대, 결국은 인간이다'. 이는 '트렌드코리아 2024' 첫 장의 시작 문구다. '디지털 도구와 인공지능 시스템의 도래, 권위주의의 몰락과 기득권의 와해, 답습하기보다 시작하는 용기로, 새 규칙을 만드는 핵개인이 탄생한다'. 이는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여기서 '핵개인'이란 완결된 존재로서의 주체적 개인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역할은 무엇인가? 결국 인간다움의 미학, 자립할 수 있는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성장, 자기다움을 존중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중단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이제는 경쟁지상주의, 능력지상주의, 학벌주의 등 개인을 수치로 측정하고 서열화하는 모든 것은 멈춰야 한다. 얼마 전 킬러문항 이슈를 비롯해 수학능력시험 제도에 사회적 시선이 모아졌다. 킬러문항이 사라지면 대입제도의 공정성이 확보될까? 그렇지 않다. 이유는 수능 자체가 아이들의 역량을 담기에 부족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국제기업 70%·국내 대기업 상대평가 폐지
경쟁지상·학벌주의 언제까지 유지해야하나


IT기업, 공기업, 공기관, 외국기업 등 대부분은 더 이상 학벌을 보지 않는다. 이미 국제기업의 70%가 직원 인사에서 상대평가를 폐지했고, 삼성·현대·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절대평가로 직원 관리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줄 세우기 평가로는 능력 있는 직원을 영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교육은 경쟁지상주의, 학벌주의를 유지해야 할까. 이것은 편리할 수는 있어도, 공정한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우리 교육청에서 대입제도 개선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학생을 포함한 교사, 학부모 참가자 대부분이 수능의 자격고사화와 서술·논술형 평가 도입 등 변화를 절실히 요구했다. 젊은 세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 아이 낳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초경쟁사회라고 한다. 줄 세우기 교육을 당장 멈추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지난 4월 북유럽 4개국의 교육 현장을 돌아봤다. 그들도 역시 학생의 행복, 학교 실패, 이민 증가에 따른 다문화 학생 증가, 디지털 대전환 등을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학생중심 교육,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결대로 성장하는 우리 교육청의 3가지 철학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알았다. 학생 성장을 중심에 두고 '배경의 차이'가 '배움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교육, 학생 저마다의 개성과 잠재역량을 중시하는 개별 맞춤형 교육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지켜야 할 교육의 가치일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지금은 교권 침해와 학교 폭력의 증가,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혁명, 기후 위기, 개인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넘어 국가 간 분쟁 등 어려운 시대다. 인천교육은 아이들이 이런 변화에 부응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별 맞춤형 성장과 공동체 함양을 위한 '결대로' 교육을 실천할 것이다. 이를 위해 바른 인성과 시민성이 자라도록 돕는 '올바로' 교육을 바탕에 두고, 내가 발 딛고 사는 인천을 바로 알고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 인재로 자라도록 '세계로' 교육을 실천하겠다.

변화에 부응 미래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토록
'읽·걷·쓰' 운동 기반 개별 맞춤형 교육 앞장
 

읽기-걷기-쓰기를 의미하는 '읽·걷·쓰' 문화운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개별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기초학력을 바탕에 두고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에 앞장서겠다. 또 94개의 인천 바로 알기 코스를 체험하고 지역 역사를 공부하는 등 학생들이 인천을 바로 알도록 돕겠다. 인천의 국제기구와 해외대학은 물론, 국제교류를 확대함으로써 세계로 나아가는 교육을 실천하겠다.

미래는 상상하는 자의 몫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우리들의 미래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천시교육청이 만들어가는 미래는 학생과 시민이 더불어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미래여야 한다. 모두의 상상이 일상이 되는 그날을 위해 여러분의 동행을 부탁드린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