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선장, 이동구(51)씨가 조정 남자 일반부 에이트 종목을 메달로 이끌었다.
에이트는 조정의 '꽃'이라 불린다. 키잡이인 '콕스'를 포함해 노를 젓는 8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2천m를 질주하는 경기다. 이씨는 경기도 선발팀에서 '콕스'를 맡았다.
16일 전남 장성군 장성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조정 남자 일반부 에이트 결승전에서 경기도 선발팀은 6분09초17의 기록으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따낸 대전 대표 K-water(6분05초05)보다 4초12 뒤진 기록이다.
경기도 선발팀, 男조정 에이트 '銀'
'콕스' 이동구, 자기관리 철저 눈길
"용인시청 소속으로 우승하고파"
값진 메달이었지만, 경기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씨의 목소리에서는 아쉬움이 감춰지지 않았다. 그는 "해볼 만한 경기였다"며 "은메달을 따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씨가 맡은 콕스는 노를 젓는 선수들에게 배가 나아갈 방향을 지시하는 일종의 '선장'이다. 노를 젓는 선수들만큼의 체력은 필요하지 않지만,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고 몸무게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씨는 올해부터 용인시청 조정팀에서 뛰고 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이다. 이씨는 "콕스는 몸무게 유지만 한다면 계속 뛸 수 있는 자리"라며 "체중 관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에게 조정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조정은 개인 종목이 아니고 단체 종목"이라며 "선수들과의 화합이 중요한 것이 바로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에게 조정은 같은 팀 선수들과 함께 실력을 다져가는 운동이었다.
경기도내 조정 선수들은 주로 용인시 기흥 호수에서 훈련한다. 그러나 기흥 호수에서는 2천m 훈련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이씨는 "기흥 호수에서는 길이가 나오지 않아서 1천m 훈련만 하고 있다"며 "조금만 더 지원을 받는다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씨의 제104회 전국체전은 은메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내년에 열리는 제105회 전국체전이 그를 기다린다. 이씨는 "용인시청 소속으로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응원이 있어야 조정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조정에 대한 꾸준한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목포/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