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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103→90→42→10→0'.

수치 변화의 의미는 뭘까? 감소가 가팔라도 너무 가파르다. 실은 서울교육청이 매년 뽑아 오던 신규 공립유치원의 교사 수 추이다. 2020년 103명을 뽑았으나 오는 2024년 신규 교사는 단 한 명도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만 그런 게 아니다. 대전 1명, 광주 3명, 대구 4명, 울산 7명 등 대도시에서도 교사 수요가 급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원아 수가 급감한 탓에 교사를 뽑아도 발령 낼 자리가 없는 까닭이다.

교육부의 '2023년 교육기본통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 수는 578만3천612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9만6천156명이나 감소했다. 정점이었던 1986년의 1천31만명 대비 거의 절반이다. 특히 유치원생은 52만1천794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5.6%나 줄었고, 유치원 수도 전년 대비 121개 줄었다. 가히 빛의 속도다.

순차적으로 초·중·고·대의 학생 수 감소는 물론 노동력과 소비인구, 국방자원 등의 부족을 초래한다. 특히 국방은 인구가 준다고 역할까지 주는 게 아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1% 줄어들 때마다 국내총생산(GDP)은 0.59%씩 준다는 연구도 있다.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한국이 가진 유일한 자원이 사람이다. 향후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건 인도공과대(IIT) 출신과 같은 머리가 아닌, 동남아의 팔다리 이민자일 가능성이 높다.  


학령인구, 정점 1986년의 절반
한국이 가진 유일 자원은 사람
2분기, 합계출산율 0.7에 그쳐


"대한민국 완전 망했네, 와!" EBS '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 등장한 인구학자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란 사실을 듣곤 못 믿겠다는 듯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외쳤다. 필자도 입이 댓 발 나오지만 이유는 다르다. 주변의 "원래 그렇잖아", "나 하나 건사도 힘겨워"라는 피로감과 제3자적 초연함엔 경악한다. 합계출산율은 OECD 평균(1.59명·2020년)의 절반이 못되고, 회원국 중 1명이 안 되는 국가는 우리가 유일하다. 인구는 산업과 경제의 보루인데 실로 암울하다.

참담함은 계속된다.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에 그쳤다. 0.7명 붕괴가 코앞이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존속 자체가 지난하다. 3·4분기엔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인류사에 유례가 없는 0.6명대의 출산율을 이 땅에서 목격할 줄이야! 현실은 정말 제 정신이 아니다. 어쩜 그로테스크(기괴)하단 표현이 옳을지도.

저출산은 '2혼과 3산'에서 기인한다. 2혼이란 '비혼(非婚)과 만혼(晩婚)'을, 3산은 '만산(晩産)과 소산(小産), 비산(非産)'을 가리킨다. 그 악순환 구조는 이렇다. '결혼을 꺼리는 사회 추세가 뚜렷하다(비혼). 비혼은 곧 아이를 낳지 않는 비산으로 직결된다. 결혼을 해도 초혼 연령 시기가 늦다(만혼). 초혼 연령이 늦다 보니 출산도 늦어진다(만산). 만혼 부부의 강한 출산 의지에도 불구하고 고령 산모의 출산은 제한적이고(소산), 불임·난임 등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기도 한다. 만혼의 경우, 나이 들어서도 아이 때문에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출산을 주저케 한다(비산).' 이런 악순환으로 저출산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기출산세대 집중적 지원 필요
비혼 분위기 반전 사회전략을

두 가지만 주문한다. 하나, 기(旣)출산세대에 집중적으로 지원하자. 출생아 수도 출산율도 오르지 않는 원인은 둘째를 낳지 않는 게 아닌, 한 명의 아이도 출산하지 않은 탓이다. 첫째 아이를 낳은 부부는 높은 확률로 둘째를 낳지만, 첫째가 태어나지 않는 한 둘째·셋째로의 출산은 있을 수 없다. 한 아이라도 출산한 부부에게 둘째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둘, 현재의 비혼 분위기를 혼인으로 반전시킬 사회전략이 필요하다. 육아 중심의 지원책은 향후에도 중요하나 출생아 수를 늘리려면 지원 대상을 바꿔야 한다. 결혼이 늘어 첫째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한 출생아 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혼이기에 2세가 태어나지 않았거나 태어날 수 없다고 보는 게 옳다. 청년세대에게 결혼이 합리적 결정임을 일깨워 자해로 인한 자멸은 막아야 한다. 구성원의 협업이 정답이다.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