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낮 12시께 국립 인천대학교 공과대학 건물 주변 벤치 등에서 몇몇 학생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로 앞에는 흡연 부스가 있었다. 학생 A(22)씨는 "남들도 다 흡연 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운다. 흡연 부스 안에선 담배 냄새가 옷에 밴다"고 했다.
비흡연자라고 밝힌 학생 B(23)씨는 "금연 구역인 건물 입구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많아 건물을 지날 때마다 간접흡연을 하게 된다"며 "흡연 부스를 더 늘리고 학교 측에서 관리해 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인천대 "냄새 밴다" 부스 밖 담배
인하대 28곳 중 환기시설 설치 0곳
커뮤니티, 간접 흡연 피해 호소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찾은 인하대학교에선 재떨이가 설치된 쓰레기통 인근 3m 이내가 흡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2호관 건물 앞에 마련된 흡연구역은 건물 입구와 가까워 바람이 불면 연기와 냄새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비흡연자인 학생 C(23)씨는 "흡연 부스를 설치해 연기와 냄새를 완전히 차단했으면 한다"고 했다. 인하대에 설치된 흡연구역은 28곳인데, 연기와 냄새가 차단되는 흡연 부스가 설치된 곳은 없다.
최근 인천대, 인하대 익명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는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 장소가 건물 입구와 가까워 간접흡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에선 실외 흡연실은 옥상에 설치하거나 각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m 이상의 거리에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흡연실은 자연 환기가 되거나, 별도 환기시설과 흡연실을 덮을 수 있는 지붕·바람막이 등을 함께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법적으로 대학 건물 안에서의 흡연은 금지돼 있지만, 교내 야외 공간에서 흡연하는 학생을 단속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백효은기자, 이상우 수습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