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지상전이 임박한 가운데 인천 중고차 수출 업계가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 중고차 수출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 인천의 경우 주요 수출국이 이스라엘과 인접해 있는 리비아, 요르단 등이다.

22일 중고차 수출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가까운 리비아·이집트·요르단은 올해 상반기 인천 중고차 수출국 가운데 1·3·4위를 차지했다. 리비아가 6만1천834대로 가장 많았으며 이집트 2만5천558대, 요르단에 1만6천751대를 수출했다.

특히 중고차 업계는 요르단으로 수출되는 중고차의 60% 안팎은 팔레스타인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면전이 시작되면 리비아와 요르단 등 중동 국가에서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수출 루트가 막힐 수밖에 없다.

인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게 큰 변화는 없지만, 폭격 등이 진행되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여러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천 중고차 업계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인천에서 23만4천614대가 수출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9% 증가했다. 역대 상반기 기준 가장 수출이 많았던 2019년(19만5천656대)과 비교해도 19.9% 늘었다.

이 같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전쟁으로 신차 수출이 중단되면서 러시아 내 중고차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국내 중고차 수출이 급증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