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를 위한 주차장 사전정산, 이럴 거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지난 22일 오후 4시20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습지생태공원 공영주차장.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는 차량 30대가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가장 앞선 차량이 주차 요금을 결제하는 동안 정체가 생겼고, 뒤에 차례로 선 차량에선 운전자들이 급한 듯 경적 소리를 내며 재촉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자기 차례가 된 어느 한 운전자는 주차 관제기 모니터에서 요금 '300원'을 더 내야 한다고 안내하자 씩씩대며 직원 호출 버튼을 눌렀다. 사전정산을 했는데 왜 추가 요금을 결제해야 하느냐는 항의였다.
차량 몰리는 주말 휴일 인산인해
출구서 또 결제 정체 유발 다반사
기자 직원 착각 따지는 운전자도
주차 관제기에선 "22분에 사전 정산을 했는데 15분이 지나 추가 정산을 해주셔야 한다"는 직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앞에 나가는 차들을 기다리다가 시간이 지난 것이라고 따졌지만, 뒤에 있던 운전자들이 내려 재촉하자 결국 추가 결제를 하고 차를 뺐다.
소래습지생태공원 공영주차장은 사전정산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10분 이내 출차' 원칙 때문에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주차장 이용료는 최초 30분까지 300원이고, 30분 이후부터는 15분당 150원씩 추가된다.
방문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휴일엔 사전정산 후 10분 안에 주차장을 빠져나가려고 해도 앞차의 정산을 기다리다가 300원을 추가로 결제하는 일이 생긴다.
또 공영주차장 이용료를 감면받는 장애인, 임산부, 다자녀, 경차 운전자 등은 사전정산을 할 수 없고 직원을 호출해 감면받아야 하는 탓에 지체가 심해진다.
이날 오후 4시 20분부터 4시 50분까지 차량 15대가 사전정산을 하고도 10분이 지난 탓에 300원을 추가로 결제했다.
취재를 위해 출입구에 서 있던 기자를 직원으로 착각하고 사전정산했는데 왜 요금을 결제해야 하는 거냐며 따지는 운전자도 있었다.
가족과 나들이를 나왔다는 서모(48)씨는 "마트 주차장이나 다른 공영주차장도 30분 이내로만 차를 빼면 되는데 10분은 너무 촉박하다"며 "폐장 시간에는 차가 몰려 사전 정산하고 바로 시동을 걸고 출발해도 10분이 금방 지난다. 한 차가 멈춰 서면 줄 서 있는 차량에 줄줄이 추가 요금이 생기는데 사전정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경인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는 인천대공원사업소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대공원사업소 운영과 관계자는 "사전정산 후 30분까지 무료 출차가 가능하도록 관리 업체에 시간 연장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