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를 둔 학부모 A(41·인천 서구)씨는 최근 기후위기나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생겨 아이들과 함께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인천시교육청이 환경교육을 전담하는 센터를 운영 중이라는 걸 알고 인터넷에서 검색해봤지만, 어디에도 홈페이지는 없었다.
A씨가 연관 검색어를 이것저것 입력해 '인천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 홈페이지를 찾아냈다. 그런데 새 게시물이 없는,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듯한 '유령' 홈페이지였다.
인천시교육청 환경시민 양성 기관
독립된 교육공간 없어 접근 어려워
인천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는 인천시교육청이 산하 기관인 교육과학정보원(중구 영종도)에서 운영했다가 문을 닫은 시설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학교환경교육지원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에게 기후위기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홈페이지나 독립된 교육공간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A씨처럼 시민들이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센터에 예약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방법은 없다. 인천시교육청이 역량 있는 환경시민을 양성하겠다며 새단장한 학교환경교육지원센터에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문을 연 울산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와 사뭇 비교된다. 울산시교육청은 센터 공식 홈페이지를 마련해 시민들이 기후변화 관련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후환경퀴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예약도 받는다. 또 꼬마 농부학교, 착한 소비 방탈출, 오감만족 자연놀이터 등 학교 또는 가족 단위로 센터를 방문해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두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이나 울산 등 교육청은 환경 교육 준비를 일찍 시작했고,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독립된 팀을 만들어 발전시키려고 하는 시기"라며 "홈페이지는 현재 제작 중이고, 내년 폐교를 활용해 학교환경교육지원센터 등 관련 시설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