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각급 법원의 설치 및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은 2020년 7월에 처음 발의가 되었지만 지금까지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지 않았다. 위 법안을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심사위원회는 관례적으로 법원 설치에 관한 법률을 평소에는 검토하지 않다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잠시 검토하고 일부 법원만 설치하고 대부분의 법원설치 법안은 폐기한다. 즉 4년마다 한 번 정도 법원 설치에 대한 논의가 법제사법위원회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 일정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법안이 심의되어 통과되지 못하면 그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그러면 인천고등법원 설립을 위해서는 다음 국회에서 다시 입법발의를 해야 하고 똑같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데 그 기간이 4년이 더 걸린다. 이번에 고등법원 유치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다음에 통과될 가능성도 알 수 없고,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시간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는 채로 지내야 한다. 설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인천고등법원의 설치가 4년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이번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다음 회기에 된다고 하더라도 8년이 더 지체되는 것이다. 그것도 가능성이 있다면 말이다.
110만 시민 서명운동 열기 뜨거워
국회 마지막 임기 관례적 검토 감안
인천고등법원 설치 법안에 대하여 왜 이렇게 국회는 무관심할까. 그것은 인천지역 정치인들의 책임이 우선 크다. 우리는 인천지역 의원들이 여야 구분 없이 단합하여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하여 협력해 주길 계속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척의 진행도 없다는 것에 인천시민들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인천시민들 110만 서명운동의 성과가 반드시 인천고등법원 설치 법안의 통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인천고등법원 설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다른 지역의원들을 설득하여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가 지금이 인천고등법원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지금처럼 시민들의 단합된 의사가 표시된 적이 없다. 앞으로 인천고등법원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을 다시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인천시민의 단결이 지금처럼 이루어지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법원의 설치는 대부분 지역의 민원사항이므로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더라도 다른 지역의원들이 반드시 인천고등법원의 설립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도의 정치적인 계산에 의하여 법원이 설치되므로 우리에게 좋은 상황이 온다고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인천고등법원의 설치가 장기간 미루어지면 인천고등법원의 설립 필요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고양지원이 지법으로 승격한다고 하더라도 인천고등법원이 없으면 다른 고등법원으로 포섭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한다면 지금이 인천고등법원을 설립하기에 가장 적기라고 할 것이다.
지역 정치인 여야없이 단합 협력을
힘 모아졌을때 국회·용산앞 외쳐야
사법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라고
하느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인천고등법원의 필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만, 인천고등법원이 당연히 설립되지 않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인천고등법원을 만들어주지도 않는다.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스럽게 고등법원이 설립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힘으로 인천고등법원 유치를 위하여 투쟁하고 싸워서 설치를 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힘을 합하여 인천고등법원을 설립하기로 다짐을 했다면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도록 단합하고 요구해야 한다. 지금 그 힘이 모아져 있을 때, 함께 국회 앞과 용산 앞으로 가서 외쳐야 한다. 인천고등법원의 설치는 인천시민들의 사법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라고.
/조용주 인천지방변호사회 인천고등법원유치 특별위원회 위원장·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