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등으로 하남 감일신도시 주민들의 전자파 민원은 해소될 예정이지만 오히려 도시미관 훼손은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한전이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 건설 계획(10월26일자 9면 보도=동서울변전소 옥내화·실내체육시설 조성)은 '독이 든 사과'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한전과 감일지구 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등은 산업통상자원부가 2017년 발표한 '제8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의 일환인 '동해안~수도권 HVDC(고전압 직류송전)' 건설사업에 따라 사업비 6천996억원을 들여 총 2단계(1단계 변전소 옥내화, 2단계 HVDC 변환소 증설 )로 나눠 추진된다. 사업은 기존 변전소시설 옥내화를 통해 변환소 부지 확보와 지역주민의 집단민원 해소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에 감일신도시 주민들은 동서울변전소 일부 시설이 옥내화되면 감일신도시 입주 초기부터 제기된 전자파·소음피해, 도시미관 훼손 문제 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자파·소음피해 해소 기대 불구
연면적 10배 증설 "근본 해결 아냐"
하지만 경기도가 지난 8월 동서울변전소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심사의견에 따라 밝힌 조치계획인 '2023년 제8차 개발제한구역 미반영시설 사전협의'를 보면 기존 AC(교류) 전송 방식으로 운영되던 변전소가 옥내화돼 전자파는 차단되지만 HVDC 전송 방식의 변환소가 신규 증설돼 오히려 도시미관을 더욱 훼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으로 건축 연면적은 기존 6천184㎡에서 6만9천405㎡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시설물도 사무실, 연립 사택, 창고 등 총 10개의 건축물만 철거되고 도시미관 훼손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변환소 등은 신축된다. 변환소의 건축 연면적만 2만2천477㎡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신설된다.
감일지구총연합회 최윤호 회장은 "애초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계획을 듣고 주민 사이에선 그동안 제기해 왔던 민원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오히려 있는 혹에 다른 혹도 붙이게 생겼다"며 "한전에선 이를 고려해 특별지원사업 명목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체육시설을 지어준다고 하지만 이는 감일지구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사업 기간 민원 달래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HVDC 변환소 증설' 사업은 전자파 저감을 위해 기존 AC 전송방식이 아닌 HVDC 전송방식을 채택해 추진되다 보니 전송방식을 변경하기 위한 변환소 증설이 불가피하다"며 "특별지원사업은 관련법에 따라 주민을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