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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천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오는 13일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인천종합어시장과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서 열리는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는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야만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두 곳의 노령층 상인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23.10.31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지도 못하는데 앱을 깔아야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니 막막하죠."

오는 13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해양수산부 주관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에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야만 참여할 수 있어 70~80대 노령층이 많은 전통어시장 상인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행사는 해양수산부가 지난 9월부터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소비 심리 위축을 막기 위해 매월 진행하고 있다. 지정한 어시장 등에서 수산물을 구매한 이들에게 최대 2만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인천에선 중구 인천종합어시장,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이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해수부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서
고객 영수증 이중수급 원천 차단

9·10월 행사에서는 소비자가 수산물을 사고 받은 영수증을 온누리상품권 교환 부스에 가져오면 담당자가 확인한 뒤 상품권을 지급했다. 결제 금액만 쓰여 있는 영수증에 상인이 판매한 수산물 내역 등을 적어주는 방식이었다.

해수부는 일부 고객 중에 이미 사용한 영수증을 다시 가져와 온누리상품권을 이중으로 수급하는 문제가 생기자 이달부터 앱을 활용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수산물을 사면 상인들이 소비자의 전화번호와 구매 금액을 앱에 기재하도록 했다. 교환 부스에서는 소비자의 전화번호를 검색해 영수증과 구매 내역 등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중 수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업에 참여하는 전통어시장 상인 다수가 고령이어서 스마트폰 앱 사용이 서툴다는 것이다. 인천종합어시장 상인 김모(76)씨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만, 전화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다"며 "앱을 쓰라고 하는데,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인천종합어시장 "노년층 배려 부족"
정부 "교육 철저… 차질 없이 도입"


소래포구 전통어시장과 인천종합어시장은 전체 상인 중 만 65세 이상 노년층이 60%를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 상인회장은 "정부의 취지는 이해되나 노년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며 "해수부 공무원이 현장에서 직접 앱 활용 교육을 해준다고는 하는데, 노인들이 한두 번 교육을 받아서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해수부는 행사에 앞서 교육을 철저히 해 차질 없이 앱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원래 9월 행사부터 도입하려고 한 건데 상인들의 사정을 고려해 유예한 것이다"라며 "앱 사용 방법이 간단한 만큼 현장 교육을 통해 상인들의 동참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