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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대지를 달구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냉방이 잘된 실내만을 찾아다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매서운 찬바람에 옷깃을 단단히 여미는 계절이 되었다. 밤낮의 일교차가 심해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몸 건강을 쉬이 해쳐 기침을 주된 증상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견공들이 늘고 있다. 대개는 단순 기침이나 호흡기계 질환으로 진단되어 가벼운 치료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중에서 나이가 많은 개들의 경우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심장병으로 진단되어 놀라는 보호자들 역시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개들의 경우 조기진단을 통해 심장병의 초기부터 체계적인 건강관리 및 약물 투여를 통해 증상의 발현을 최대한 늦춰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심장병이 진행되어 기침이라는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는 가정에서 심장병의 존재 유무를 알아채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오늘은 이와 같이 노령견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심장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노령견 건강 위협하는 심장병
판막폐쇄부전 주로 발병
완치 불가능 평생 관리 해줘야


심장병은 크게 나누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선천성 심장병과 노화에 의해 나타나는 후천성 심장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천성 심장병은 말 그대로 태어날 때부터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동맥관이 닫히지 않고 열려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동맥관개존증이 가장 흔하며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치료하는 것으로 진단과 치료과정에 있어 보호자의 기여분은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인 만큼 이번 칼럼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개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후천성 심장병은 크게 나누어 심장근육에 질환이 생기는 경우와 심장 판막에 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의 경우 대개는 대형견에서 많이 발생하고 후자는 소형품종에서 다발하는 경향이 있다. 대형견에서 다발하는 심근증의 경우 심장의 벽이 얇아지며 심장이 커지는 질환으로 심장의 수축력이 감소되면서 많은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견보다는 소형견을 많이 키우는 관계로 보기가 쉽지 않은 병이기도 하다. 소형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심장병으로는 판막 진환을 들 수 있다. 심장 판막이라는 것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위치하는 여닫이문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서 심장 박동을 통해 혈액이 심방에서 심실로 이동시 혈액의 역류를 막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 판막에 변성이 생겨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판막폐쇄부전이 발생하게 되면 그때부터 심실의 혈액이 심방으로 역류하게 되고 이는 다시 폐로 역류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이 이어져 나중에는 폐수종, 복수 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병리학적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병세는 점점 더 심각해지게 되는데 심장병의 경우 발병하게 되면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완치는 불가능하며 지속적으로 병세가 진행되게 되므로 평생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심장병 치료의 목적은 심장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고 병세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망가진 심장을 가지고도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판막폐쇄부전의 명확한 원인이 모두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더불어 많이 사용한 것이 변성의 원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태어나서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심장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수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그렇기 때문에 주로 노령견에서 발병하는 것이다.

조기 진단·대처 수명 연장 첩경
정기적 심장청음·건강검진 필수

유전적인 원인과 노령성 변화가 주요 원인이기에 심장병의 예방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병은 조기진단이 필수적이며 체계적이고 발 빠른 대처가 향후 수명을 늘리는 첩경이므로 정기적인 심장청음과 건강검진이 필수라 하겠다. 다음 칼럼에서는 심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 및 치료법들과 더불어 집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키포인트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