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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지역사회부(광명) 차장
요즘 광명시의회는 조용한 날이 없다. 협치는 오간데 없고 혐치만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6개월여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3월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협치를 거부하고 독재적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본회의를 거부, 파행됐다. 안성환 의장이 공개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5명은 지난 8월7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력하고 비도덕적인 안성환 의장은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지난 9월 임시회에서는 몇 개월 전 국민의힘 구본신 부의장의 민주당 여성의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이 공론화되면서 성희롱 논란이 제기됐고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구 부의장을 불신임했다. 이재한 국민의힘 대표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덤이었다.

그리고 이번달 임시회 기간 중 안 의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민주당 의원 한 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5대 5' 동수가 됐다. 자동차가 마주 달리는 치킨게임처럼 사생결단으로 맞붙는 양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안 의장과 구 부의장의 동반사퇴를 요구했던 광명시민단체협의회가 지난 2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한 의원들을 비판하자 이에 반박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 탓'은 없고 오로지 '네 탓'만 하는 시의회의 모습을 볼 때 민주당과 국민의힘간 갈등으로 인한 파행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의도의 꼴불견이 고스란히 시의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시민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일컬어지는 시의회가 중앙정치를 닮아간다면 존재가치는 없는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 본인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문성호 지역사회부(광명) 차장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