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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까지 인천 중구 용동 권번 계단 옆 오래된 건물에서 여는 '이승묵 예인관' 전시에서 만난 이승묵 인천콘서트챔버 대표. 2023.10.30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 개항기를 중심으로 근대 음악을 발굴하고 공연·음반 등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 가고 있는 이승묵 인천콘서트챔버 대표가 예술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전시하는 '이승묵 예인관'이 최근 막을 올렸다.

11월 12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 장소는 이승묵 대표가 그간 천착한 음악을 상징하는 인천 중구 옛 용동 권번(券番·기생이라 불린 예인들의 조합) 계단의 바로 옆 모텔로 쓰였던 빈 건물(중구 우현로62번길 37) 1·2층이다.

인천 개항기 중심 근대음악 발굴·재해석
"이번 전시로 음악활동 전환점 삼을 것"

전시가 개막한 지난 29일 찾은 '이승묵 예인관'은 내부 철거 중인 폐허 같은 모텔 건물 안에 새로운 건물을 지은 듯한 터널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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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묵 예인관' 2층 전시공간 '예인관(藝仁館)'에 꾸며진 4개의 방. 이승묵 인천콘서트챔버 대표가 추구하는 활동과 앞으로의 방향을 표현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예인관(藝人觀)'으로 명명한 1층 전시 공간은 이승묵 대표가 클래식 타악기 연주자에서 근대 음악 연주자·기획자·연구자로 나아가는 과정을 터널처럼 통과한다.

이 대표는 "음악가로서 독주회를 열까도 생각했지만, 음악가이기 전에 기획자이자 연구자로서의 생각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다 전시라는 형식을 택했다"며 "무대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 때의 가치관과 방향성, 이 두 가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전시를 꾸몄다"고 말했다.

2층 전시 공간은 '예인관(藝仁館)'이란 이름으로 그 뜻을 달리한 이유다. 1층 전시 공간이 그간 형성한 가치관을 보여줬다면, 2층은 현재 이승묵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을 표현했다. '타악기와 뮤즈' '축음기와 고도(古都)' '인천콘서트챔버 삽화와 가방' '현판과 병풍' 등 오브제가 있는 4개의 방이 있다.

이 대표는 "예인관(藝仁館)은 음악을 담는 공간이면서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는 곳"이라며 "어질 인(仁)이란 글자 자체가 사람이 둘 이상 모였을 때 서로 어질게 지내야 한다는 뜻인데, 음악 활동을 하면서 음표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5년 출범한 인천콘서트챔버는 '인천근대양악열전' '음악극 이화자전' '1916년 하와이 호놀룰루 애국창가' '인천 근대 음악 투어'를 비롯한 근대 음악 공연·음반,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전시를 전환점으로 삼고자 한다.

그는 "근대 음악을 공부해 무대에 올릴 때는 제가 마이크를 잡아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주로 했고, 이후 음악극으로 해설을 대체하거나 현장에서 촬영하는 다큐멘터리로 이야기를 풀었다"며 "이번 전시로 스스로 복기하며 그다음 여정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공간은 기획자 유영이씨가 이승묵 대표 인터뷰 등을 통해 설계했다. 이승묵 대표와 그의 활동이 아직 낯선 이들은 유튜브 인천콘서트챔버 채널에서 30분짜리 '인천 근대 음악 투어'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전시를 들러도 좋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