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랩스 박영웅 대표
국내에서 창업하는 외국인들의 행정절차를 처리하는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히로랩스의 박영웅 대표는 "언어제약과 복잡한 절차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이 수월하게 창업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2023.10.31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히로랩스의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합니다."

히로랩스는 외국인의 국내 창업과 관련한 행정절차를 처리하는 법무사·세무사·행정사들을 대상으로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걸 테크(Legal-Tech·법률 관련 업무 처리를 도와주는 기술)' 스타트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법인을 설립하거나 창업하는 외국인의 수는 연평균 1만여명 규모다.

다만 외국인이 한국에서 창업하려면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절차마다 관련 서류를 처리하는 전문인력도 제각각 다르다. 외국인투자신고 업무는 법무사가, 사업자 등록은 세무사가, 사업비자 발급 업무는 행정사가 진행하는 식이다. 절차를 처리해야 하는 외국인도, 언어가 다른 외국인들의 행정 절차를 처리해야 하는 법조인들에게도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박영웅 히로랩스 대표는 "법무사나 세무사도 외국인 관련 창업 업무를 경험한 이들이 적은 탓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절차마다 필요한 서류 양식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법조인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히로랩스의 서비스를 구독해 온라인으로 외국인 창업에 필요한 서류 양식을 확보해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외국인 창업자와 법조인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구상했지만, 변호사 중개 플랫폼이 수수료 모델을 도입했다가 위법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어 수익모델을 다르게 만들었다"고 했다.

필요한 서류 양식 온라인 제공
법조인 위한 '리걸테크 서비스'
사무·통역 인건비 줄일수 있어


박 대표가 히로랩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도 세무사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대학생 시절 외국어가 가능한 대학생 사무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창업 아이템을 떠올리게 됐다"며 "법조인들 입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창업 절차를 알고 미리 서류를 준비해오면 업무를 처리하기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히로랩스가 준비 중인 리걸테크 서비스는 개발을 마무리하고 이달 중으로 베타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외국인 창업·투자 관련 행정 업무를 진행하는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수요도 파악하는 중이다.

박 대표는 "변호사나 세무사들을 만나보면 매우 필요한 서비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사무 업무나 통역 관련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히로랩스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외국인의 국내 창업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에서 창업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며 "리걸테크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외국인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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