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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7시 하남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린 고 이상훈 팀장의 49재 추모제에서 국가 문화재 살풀이 춤 전수자인 유명주 선생이 헌화 무를 추고 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당신이 이토록 힘들어할 때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제 무거운 마음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2일 오전 7시 하남시청 잔디광장에선 하남시청 동료 직원들의 흐느낌과 슬픔 속에 고 이상훈 팀장의 49재 추모제가 진행됐다.

이른 시간 유가족을 비롯 이현재 하남시장과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동료 직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제는 헌화, 동료 직원의 추모편지 낭독, 고인을 기리는 헌화 무 등으로 진행됐다.

먼저 동료 직원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한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하남시지부 한병완 노조위원장은 "잘못한 사람은 있지만 그들은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다. 유족들에게조차 단 한마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진상 규명을 통해 유족의 명예를 살리고 악성 민원인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동료 직원들이 추모 편지를 통해 "고인과의 옛 추억을 언급하며 당신을 영원히 볼 수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하자 직장 동료들이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도 했다.

이어 동료 직원들은 "당신의 부고를 전해 듣고 직원 전원이 슬퍼했다.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겠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남은 사람들이 반드시 잊지 않고 밝히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동료 직원들은 "아직까지 조의를 표하는 현수막도 하얀 국화꽃도 현실이 아닌 것 같다"며 "남은 사람은 먼저 보낸 고인의 몫까지 더욱 열심히 살아가겠다. 또한 당신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추모제는 국가 문화재 살풀이 춤 전수자인 유명주 선생의 헌화 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고인은 미사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행정팀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지난 9월15일 행정복지센터 인근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되다가 숨졌고, 이후 고인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진상조사단이 가동됐다. 지난 1일 진상조사단은 "유관 단체 등의 외압이 고인에게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진상조사결과(11월2일자 8면 보도="하남공무원 사망, 유관단체 외압 원인 추정")를 발표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