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포시를 비롯한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 논란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대국민 사기극'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김 지사는 3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한마디로 서울 확장이고 지방 죽이기다. 나라의 미래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김포시민을 '표'로만 보는 발상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방분권 추진한 정부, 이번 논란 '침묵'
"지방시대 주장, 사기극에 불과한가"
단계 없이 '선거용' 내민 여당 주장은
道 오래 검토한 '경기북도'와 다르다
북도 분리는 기득권 내려놓아야 가능
       
문제 본질은 '자치분권 추진'
서울-경기 대립구도 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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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김포공항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그러면서 "참 나쁜 정치다. 이건 정책도 아니다. 김포와 서울을 연결하는 지도를 보면 세상에 이렇게 생긴 도시가 있나 싶다. 그야말로 '선거용 변종 게리멘더링'이다.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김 지사는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역대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을 거론하며 여당이 던진 이번 논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침묵을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특위까지 구성한 바로 그날, 윤 대통령은 대전에서 지방자치와 지역균형발전의 날에 참석해 그날도 지방시대를 주장했다. 참으로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지방시대를 주장하는 윤 대통령은 (이번 논란에) 왜 아무 말도 없나. 계속 침묵한다면 윤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 정책은 국민 사기극이었다고 하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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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김포공항에서 김포시를 비롯한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여당이 꺼낸 도내 지자체 서울 편입을 구체적 검토도 없이 추진한 '선거용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치부하며 경기도가 오랜 시간 검토·분석해 추진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기북도의 경우 오랜 시간 검토와 분석, 북부를 발전시키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고 주민 공론화를 거쳤고 도의회 의결까지 거쳤다"며 "(반면 김포 서울 편입은) 이러한 검토와 분석, 주민 수렴도 없이 선거용으로 표를 얻기 위해 내민 것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국민 갈라치기를 넘어 이제 국토 갈라치기, 표를 얻기 위해 하는 참 못된 정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가 경기북도를 분리하겠다는 것은 경기도 입장에서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지 가능한 일이어서 이제까지 아무도 그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주장하지 못했던 것이다. 내려놓고 분리하면 커진다. 뭉치고 합치면 줄어들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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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김포공항에서 김포시를 비롯한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지난 9월 경기도는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를 공식 요청했고 현재 행안부는 경기북도 설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인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 여당을 의식해 행안부가 결정을 유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경기북도는 경기북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것"이라며 "만약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주민투표를 지연하거나 방해한다면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줄기차게, 일관되게 주장해온 당이다. 당헌에도 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 명시돼 있다"며 "민주당에서는 당연히 서울 확장을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마저 표 계산이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다면 민주당스럽지 못한 것"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김 지사는 이번 논란을 김포시의 서울 편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지방자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 지사는 "이 문제의 본질은 김포시를 놓고 서울과 경기도가 대립하는 구도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했던 자치분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 문제"라며 "지금 말로만 윤 대통령이 지방시대를 얘기하면서 이와 같은 서울 확장과 일극체제로 간다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어불성설, 양두구육"이라고 지적했다.

/신현정·이영지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