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서울' 편입 논란<YONHAP NO-3295>
김포시의 서울 편입안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김포시 한 거리에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11.5 /연합뉴스

김포지역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김포시 서울 편입 구애(?)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상처는 오롯이 경기도민들이 받고 있다.

서울로 가면 지역이 발전하고 경기도에 남게 되면 도시가 쇠퇴하는 듯한 뉘앙스까지 강하게 풍기면서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데, 실제 김포시가 경기도를 이탈한 경우 발전이 아닌 후퇴가 예상된다는 견해도 많다.

지방세 2500억원 권한 일부 넘어가
지방자치 이례 편입 성공 3건 불과
수도권매립지 문제 얽혀 더욱 복잡


■ 김포구… 과연 괜찮을까?


=김포는 경기도 김포시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1914년 김포군으로 출범해 1998년 김포시로 승격됐으며 면적은 서울(605㎢)의 약 절반인 276㎢에 달한다. 인구는 2003년 20만명 돌파 이후 서울 도시 인구 흡수를 위한 한강신도시 개발 등으로 급증하면서 현재 51만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 편입될 경우 '시'에서 '구'로 변경되면 많은 지위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수와 지방행정 규모가 축소돼 현재 주민들이 누리는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김포의 현재 지방세 규모는 약 2천500억원 가량인데 서울 김포구로 들어가면 해당 세수 권한의 일부가 서울시에 넘어가며 김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줄어든다.

■ 유례없는 50만 도시의 '구 편입?'


=지방자치제도 부활 후 지자체 편입이 성공한 사례는 편입 3건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자발적 합의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이 유일하다. 최초의 편입은 정부에 의해 이뤄졌다. 정부는 1995년 직할시를 광역시로 변경하고 도농복합시 정책과 광역시 시역 확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달성군을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옹진·강화군을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시켰다.

올해 7월에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됐다. 지자체 간 합의에 의해 이뤄진 첫 사례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0년 7월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에 대구경북신공항을 건설하는 전제조건으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추진하기로 했고, 만 3년 만에 편입 절차가 완료됐다.

김포시 같은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서울 위성도시들의 서울 편입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정책소식지를 통해 "서울의 위성도시는 서울의 과밀화를 막기 위한 인구 분산이 목적이니 위성도시가 편입될 경우 서울이 더욱 비대해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심화, 도시과밀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특별시·광역시 확대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및 균형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서울과 합의점 찾기도 쉽지 않다


=서울시와 경기도 관계를 고려하면 서울시가 김포시 국민의힘 측 입장에 손을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이달 중순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이 수도권 공동 현안 논의를 위해 만남을 갖는다.

지난 7월 '수도권 공동생활권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을 만큼, 공동 현안을 함께 풀자는 의지도 강하다. 최근 교통복지로 엇박자를 내기도 했지만, 만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같다. 특히 김포시의 경우 수도권매립지 문제까지 얽혀 있어 더욱 복잡하다.

이 때문에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포시장의 구애가 마냥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오 시장 역시 김동연 지사와 함께 차기 대권 주자인 점도 변수다. 서울만 보는 게 아니라, 서울보다 더 큰 경기도는 물론 전국까지 봐야 하기 때문이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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