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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
얼마 전 직원들과 함께 인공지능(AI) 교육을 받았다. 오픈AI 챗(Chat)GPT, 구글 바드(BARD),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의 장단점과 활용법 등에 대해 간략히 배웠다. AI가 일상인 시대에 더는 배움을 미룰 수 없어 받은 교육이다. 말로만 듣던 AI 사용을 위해 회원 가입부터 간단한 활용까지 해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노인층 돌봄 활용에 AI를 적극 활용하면 건강증진, 고독사와 치매 예방 등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남동구만 해도 전체 인구 중 17%가 65세 이상으로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왔다. 노인 인구 급증에 따라 건강관리, 고독사, 치매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 중이다. 이에 따라 노인 인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실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AI, 사물인터넷(IoT), ICT를 기반으로 한 노인 인구 돌봄 사업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거동불편 어르신 전화 대화 나누는 즐거움
몸 이상징후 말하면 담당 공무원 건강 점검


AI 교육을 마치고 남동구가 시행 중인 AI 기반 노인 인구 관련 사업 등을 다시 살펴봤다. 관련 사업만 5개다.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서비스, 치매안심 스마트큐어콜, ICT 노인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 IoT 안심폰 지원, AI 케어콜 돌봄 서비스 등이다. 이 중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서비스와 치매안심 스마트큐어콜은 올해 새로 시작됐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또 이상 징후를 보이는 대상자를 빠르게 확인하고 대처하는 한편, 돌봄 행정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사례를 들겠다. 10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 80대 노인 A씨는 다리가 불편해 외출이 쉽지 않은 상태다. 치매안심 스마트큐어콜 대상자이기도 한 A씨는 일주일에 두 번 전화로 나누는 AI와의 대화가 즐거움이다. 하루는 "머리가 아프다. 어지럽다"는 말을 AI에게 했다. 담당 공무원은 A씨가 AI와 한 대화를 검토하다가 이상 징후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고, A씨의 건강을 점검했다. 다행히 이상이 없었다. 만일 기존 방식으로 사람이 담당했다면 엄청난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고, 인력이 부족하다면 업무 가중으로 AI처럼 세밀한 점검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함께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서비스도 향후 확대가 필요한 사업 중 하나다. 노인들이 혈압과 혈당 등을 일상에서 관리한다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건강 관련 예산 등을 줄일 수 있다.

'첨단시스템 구축' 불가피한 한계 극복 대안
세계고령화 급변 'K-AI 서비스' 수출도 가능

물론 AI보다 중요한 것은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직접 방문해 대화와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첨단시스템 구축은 가속되는 고령화로 발생하는 기존 돌봄 서비스의 공백을 메우고 불가피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이를 적용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 AI 기반 노인 인구 돌봄 사업은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대상자의 다양한 반응에 비해 AI의 반응이 한정적이고, 대화 주제 폭도 넓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관련 기술 발전이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문제점을 신속히 개선하고 있어 점차 안정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중국 등 주변국도 고령화를 심하게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리처럼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여러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 중이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AI 기반 노인 인구 돌봄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일명 'K-AI 노인 인구 돌봄 서비스' 수출도 가능하다.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띠어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 모두 한뜻이 되어야 하고, 관련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

분명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위기다. 하지만 위기라고 한숨만 내쉴 수는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어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