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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비주류 음료 등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착한 가격업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7일 수원시 팔달구의 한 착한가격업소 모습. 2023.1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물가는 종량제 봉투만 빼놓고 다 오른 것 같네요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손칼국수집을 운영하는 김모(66)씨는 "최근 들어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곳의 기본메뉴인 '칼국수'는 5천원으로, 행정안전부가 지정하는 착한가격업소 중 하나다. 착한가격업소는 정부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주변 상권 대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그는 "천일염(20㎏)은 8천원에서 3만5천원까지, 밀가루(20㎏)는 1만7천원에서 2만5천원까지, 멸치(1.5㎏)는 7천원에서 1만8천원까지 올랐다"며 "불과 3~4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김씨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그나마 국수 면을 직접 만들어서다. 국수 단가가 1인분에 800원인데, 직접 만들면 200~250원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계산하는 포스기 아래에는 '카드대신 현금을 주시면 음식값 인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는 문구와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그는 "남들 올린다고 똑같이 올리면 살아남을 수 없어서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료품·음료 등 전년比 5.1% ↑
내년 국비지원 상승 등 희소식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5.9%가 오른 터라, 이대로면 3년 연속 5%대 상승이 유력하다. 지난 9월 기준 착한가격업소는 전국에 6천860개소가 있으며 대부분이 외식업(74.4%)이다. 식재료·비주류음료 물가 인상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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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지역 착한가격업소가 고물가에 맥을 못추고 하나 둘 간판을 떼는 가운데, 그나마 남은 착한가격업소들도 "더 버티기 힘들다"고 신음하고 있다.

남양주시에서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만둣집을 운영하는 한순화(58·여)씨 역시 오르는 물가가 겁난다고 했다. 그는 "만두 속재료, 밀가루, 육수 내는 멸치 등 모든 게 올랐다"며 "내가 소유한 가게라 세를 내지 않고, 직원 없이 혼자 일하다 보니 음식 가격 유지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질적인 지원 없이는 착한가격업소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에(5월4일자 12면 보도) 올해에 이어 내년 국비 지원 등이 늘어나는 점은 그나마 희소식이다. 지난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착한가격업소를 찾아 실정을 파악하기도 했다.

경기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종량제봉투와 소독방역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지역화폐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도 지원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국·도비가 내려와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지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