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크루즈가 3년여 만에 재개됐으나, 입항 인원 절반 이상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관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한 '쨔오샹이둔'호(4만7천842t급)가 7일 오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했다. 그런데 쨔오샹이둔호에 탑승한 승객 954명 중 크루즈에서 내려 인천지역을 관광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여행사가 마련한 기항지 관광 일정에 인천지역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中 관광객 954명 중 지역여행 0명
관광자원 장점 등 적극 홍보 필요
시장 방문 등 프로그램 개발 계획
쨔오샹이둔호는 오는 17일에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할 예정인데, 이날에도 서울 등 다른 지역을 관광하는 프로그램이 계획됐다.
쨔오샹이둔호를 제외하고 올해 인천항에는 11차례에 걸쳐 크루즈가 입항했지만, 대부분 입항 인원은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을 관광했다.
인천관광공사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 입항 인원 8천847명 가운데 3천948명(45%)만 인천지역을 관광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항 인원은 승객과 크루즈 승무원을 합친 것으로, 전체의 30~50%는 크루즈 승무원이다.
승무원 상당수가 크루즈 기항지에서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승객 대부분은 인천에서 관광하지 않은 셈이다. 인천항 크루즈 기항 횟수 증가에 발맞춰 기항지 관광 승객을 늘려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해경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는 "모항 크루즈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인천항은 구조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불리한 조건"이라며 "인천이 가진 관광자원의 장점을 크루즈 선사나 여행사 등에 알려 더 많은 승객이 인천을 관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항을 찾은 13척의 크루즈 중 인천을 모항으로 운영한 크루즈는 2척밖에 없다. 내년에 인천 입항이 확정된 19척의 크루즈 가운데 인천 모항 크루즈는 2척에 불과하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서울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인천지역 전통시장이나 쇼핑시설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인천에서 관광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인천지역 여러 곳을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