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조토 활용' 유튜브 418만 조회
전문가들 "퇴치 효과 입증 안돼"
'물류업체 출현' 허위사실 퍼져
"질병청 지침·살충제 병행" 조언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빈대를 퇴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규조토'. 지난 4일 유튜브에 '쇼츠'형식으로 업로드돼 조회수 418만회를 기록하고 있는 한 영상은 빈대 퇴치 방법 중 하나로 규조토 가루를 소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방역업체를 불렀지만 효과가 없었는데 규조토 가루를 이용해 빈대를 박멸했다"는 댓글이 달린 반면, "규조토가 호흡기에는 안좋다고 하던데 마스크 끼고 뿌리면 괜찮지 않냐"는 댓글도 달렸다. 규조토 가루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현재는 영상에서 해당 부분이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전국 각지에서 빈대가 출몰한다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는데 확인되지 않은 각종 정보들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빈대에 대한 공포, '빈대포비아'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갑작스러운 빈대 출몰에 증명되지 않은 빈대 대처법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민들은 빈대 때문에 지하철에서도 앉지 않고, 택배도 밖에서 뜯는 등 실생활에서까지 공포를 느끼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수연(25)씨는 "추위보다 빈대가 무섭다"며 "새벽 배송으로 식재료를 구입하는 업체에서도 빈대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요즘엔 아파트 복도에서 택배를 뜯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일 한 물류업체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SNS 글 때문인데, 해당 업체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으며, 물류센터별로 정기적으로 소독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빈대가 익숙지 않아서 무서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방역협회 엄훈식 선임연구원은 "빈대는 최근 해외 이동이 늘며 다시 나타나고 있는 추세인데, 다행히 감염병을 매개하거나 인체에 치명적이지 않으니 빈대를 발견하면 초기대처를 하고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규조토 효과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했다. 엄 연구원은 "규조토는 효과성도, 안전성도 확실치 않다. 규조토가 탈수로 빈대를 죽이는 것은 맞지만 국내 유통되는 규조토 가루는 유해 성분인 결정 실리카 함유량을 제대로 표시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을 충분히 따져보고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질병관리청 지침과 살충제를 병행해 사용해야 한다"며 "진공청소기와 스팀 기구 등을 사용해 방제하고, 정부가 긴급 사용 승인할 예정인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등도 종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기도는 도내 숙박·목욕장 업소 등에 빈대확산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지자체 보건소가 빈대 방제 컨설팅에 예비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각 지자체 보건소에 방침을 통보했고, 숙박업소·지하철 등 각 담당 부서에서도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