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청소년수련관 '단박단박'
인천 동구청소년수련관 소속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활동단 '단박단박'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진숙 청소년지도사와 단원으로 활동 중인 이상승(인천재능고 2)군. 2023.11.12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청소년 도박 중독, '단박단박'이 막겠습니다."

인천 동구청소년수련관의 고등학생 12명은 또래 친구들이 도박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고군분투했다. 바로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활동단 '단박단박'이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의 활동으로 최근 제27회 인천시청소년자원봉사대회 단체부문에서 인하대 총장상을 받았다.

단박단박을 이끌고 있는 동구청소년수련관 소속 청소년지도사 주진숙(29)씨는 "즐겁게 한 활동으로 좋은 성과를 얻게 돼 뿌듯하고, 단원들이 자랑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공모사업인 단박단박은 전국 7개 청소년수련기관에서 운영 중이다. 인천에선 동구청소년수련관이 유일하다.

직접 만든 피켓 들고 공원등서 홍보
'과도한 현질' 친구 금액 줄일것 조언
'단원들 열의' 내년 공모사업 또 도전


주진숙 지도사는 "구도심인 동구 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쉽게 도박에 노출될 위험이 있지만,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은 위험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도박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중독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공모사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소년수련관은 2021년부터 인천재능고와 협력해 단박단박을 꾸려가고 있다. 올해 단박단박 단원들은 직접 만든 홍보 피켓을 들고 송현근린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박 중독 예방 캠페인도 벌였다. 캠페인 기획, 피켓 제작은 모두 단원들의 손을 거쳤다.

인천재능고에 재학 중인 이상승(18)군은 "무더운 여름날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송현근린공원에서 진행한 캠페인이 기억에 남는다"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과 학부모 등 주위 이웃들에게도 도박 중독의 위험성을 알릴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단박단박 활동은 주위 친구들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이군은 "게임에서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것도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인터넷 사이트의 광고 배너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돈내기 게임의 위험성도 알게 됐다"며 "주기적으로 게임에 과도하게 돈을 쓰는 친구가 있었는데 단번에 그만두기 어려우니 금액을 줄여보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다"고 뿌듯해 했다.

동구청소년수련관은 내년도 공모사업에 또 한 번 도전한다. 주 지도사는 "단원들이 활동에 열의가 있고, 지역 사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단원들이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군도 "내년에는 청소년축제에 참여하는 등 더 많은 사람에게 도박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