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와 흡연으로 발병률이 높아지는 두경부암에 대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두경부암은 구강·인두·후두 등 상기도 소화관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악성 종양을 말한다. 두경부암에 걸리면 먹는 것, 말하는 것, 숨 쉬는 것 등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두경부암 환자는 국내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한데,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 수는 5천666명으로 이는 2016년 대비 12% 상승한 수치이다. 두경부암은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 했을 때 발병률이 35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그래프 참조

박일석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남성은 약 2배, 여성은 약 3배 구강암 발생률이 높다"며 "음주력이 있는 경우에도 1.7배 구강암 발생률이 높으며, 많은 양을 마실수록 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수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男 흡연자 2배… 女 구강암 3배 높아
50대 이상, 이물감·목소리 변화 주의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높으므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구강이나 혀에 보이는 궤양이나 뭉쳐있는 덩이가 관찰되는 경우 구강암이나 설암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이물감, 목소리 변화, 쉰 목소리가 발생한 경우에 후두암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50대 이상의 흡연자에게 이와 같은 증상이 갑자기 발생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은 목 주위 림프절에 전이하는 특성이 있어서 목에 동그랗게 만져지는 덩이가 발견된다면 이와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두경부암 치료는 정상 기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한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을 이용해 입 안쪽이나 겨드랑이, 귀 뒤쪽을 작게 절개해 수술하는 방식으로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