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에 매우 위협적인 부인암,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아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 공태욱 센터장(산부인과)은 여성들이 부인암에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으로, 그 가운데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그리고 난소암이 3대 주요 부인암이다.
자궁경부암은 국가 암검진 및 예방접종으로 발생 빈도가 감소하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의 경우 식습관과 생활패턴의 변화로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인암은 난소암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경우 3·4기일 때 발견된다.
이에 치료 예후가 나쁘고, 1차 치료 후에도 재발이 흔해 미국암학회 보고에 따르면 3·4기 난소암 환자의 5년 평균 생존율이 28%다.
공태욱 센터장은 "진행단계에 상관없이 암으로 진단되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우리 부인암센터는 암 진단 직후 2주 안에 모든 검사와 치료과정이 진행되도록 하고 있다"며 "의사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러 전문가가 참여하는 센터 혹은 기관의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4기 발견시 5년 생존율 28% 불과
환자별 최적 다학제 통합 진료시스템
고난도 종양감축수술 등 적극 치료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는 그간 부인종양위원회(Tumor Board) 및 다학제 통합 진료시스템을 통해 환자별로 최적 치료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은 진단부터 치료방향과 방법, 수술 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최상의 결과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양성 종양뿐 아니라 자궁경부암이나 자궁내막암, 난소암과 같은 악성 종양의 치료성과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다방면으로 노력한 결과 치료가 까다로운 부인암에서 좋은 치료성적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 치료 성적을 내는 데는 매년 100건 이상 시행하는 최소침습수술 그리고 고난도 종양 감축 수술, 복강 내 온열 항암화학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도 한몫하고 있다.
공태욱 센터장은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은 수술 상처를 최소화해 흉터가 작고 회복이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가임기 여성은 자궁 및 난소를 보존할 수 있고,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환자를 위해 부인암 전담 코디네이터가 1대 1로 검사부터 입원, 치료에 이르기까지 진행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대 부인암센터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복강경 및 로봇 근치적 자궁절제술을 받은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재발 양상과 생존율(2016년)'에 관한 연구는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최소침습수술의 안전성 기준을 마련하는 근간이 됐으며, 미국을 포함 전 세계 120여 개 논문에 인용됐다. 최근에는 미국부인종양학회지에 2㎝ 이하 초기 자궁경부암에서 재발 없이 안전한 최소침습수술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또 난소암과 관련해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와 함께 3·4기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종양감축술 후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하이펙·HIPEC)의 효과와 안전성을 미국 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Surgery에 발표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진행성 난소암 환자 치료 시 하이펙 시술이 큰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2년에는 유럽부인종양학회로부터 '진행성 난소암 수술 전문 기관 인증'을 받았다. 유럽부인종양학회는 3기 이상의 진행성 난소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수술 경험, 치료 성적, 진료 체계 등을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검사부터 치료까지 1대 1 코디네이터
국제 유수 저널 우수논문 발표 성과
이외에도 림프절 전이를 보이는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완전한 림프절 절제술과 보조항암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85~90%까지 이뤄 낸 성과를 일본산부인과학회지(2021년)에 발표했다. 자궁내막암이 림프절 전이를 보이는 3기 이상의 경우에 수술적 술기 및 보조 치료가 쉽지 않다.
공태욱 센터장은 "부인암의 주 증상은 질 출혈로 평소와 다른 양상의 질 출혈이 있으면 가까운 산부인과를 방문해야 한다. 특히 아랫배 쪽으로 덩어리가 만져질 때 자궁근종이나 양성 난소종양을 의심할 수 있고, 난소암의 경우 등 소화기계 질환과 비슷할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부인암센터는 치료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환자에 대한 연구 및 진료 역량을 모아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