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신규 대형 여객선을 도입하기 위해 인천 옹진군이 재공모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출항 시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공모 조건을 일부 변경했다.
옹진군은 최근 인천~백령 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고문을 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옹진군은 지난 7월 공모에서 고려고속훼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출항 시각 등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옹진군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백령도 항로를 운항한 대형 카페리선 '하모니플라워'호(2천71t)를 대체하는 선박 운영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를 수차례 진행해 왔다.
하모니플라워호는 지난해 11월부터 운항을 중단했다가 결국 올해 3월 폐업 신고를 했다. 하모니플라워호는 여객뿐 아니라 차량을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섬 주민들의 선호도가 컸다. 하모니플라워호 운항이 중단되면서 여객만 이용할 수 있는 '코리아프라이드'호(1천600t·인천항 오전 출발)와 '코리아프린세스'호(534t·백령도 오전 출발) 두 척만 다니고 있다.
끝내 무산된 7월 공모 협상의 주요 쟁점은 출항 시각이었다. 옹진군은 이전에 운항했던 하모니플라워의 후속 선박인 만큼, 종전대로 오전 7시50분에 인천항 출항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고려고속훼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려고속훼리, 기존 8시30분發 '코리아프라이드' 앞서 운항 원해 결렬
옹진군 "결손 보전 신규선박 후열 배치, 이익 극대화 의도 안될 일"
이 선사는 현재 인천~백령 항로에서 코리아프라이드호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선박은 오전 8시30분에 인천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고려고속훼리는 코리아프라이드호를 오전 7시50분으로 당기고, 신규 선박을 8시30분에 출항하는 방식으로 두 선박을 운항하고자 했다.
옹진군은 고려고속훼리 측이 운항 결손액이 보전되는 신규 선박을 뒤 시간에 배치하려는 것을 두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여겼다.
섬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앞 시간대 선박을 선호하는데, 운항 결손액 보전이 없는 코리아프라이드호를 앞 시간에 배치해 많은 승객을 태우고 결손액이 보전되는 신규 선박을 뒤에 두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고속훼리 관계자는 "카페리선을 뒤에 배치하는 것은 섬 주민들이 원하는 내용이다. 옹진군 계획대로 선박을 운항하면 뒤에 출항한 신규 선박이 앞서 출발한 선박과 가까워지는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간대 조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재공모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옹진군은 이번 공모에서 '인천항 오전(7시50분) 출항'이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고려고속훼리 측은 안전 등을 이유로 운항 시간 변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7시50분에 신규 선박이 출항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선사 측이 운항 시각을 조정하려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선사 측 주장을 반박했다.
옹진군과 고려고속훼리 측의 협상 결렬로 인천~백령 항로 신규 대형 여객선 투입은 빨라야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령도 한 주민은 "차량을 적재할 수 있는 카페리 운항이 끊기면서 주민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며 "안전한 선박이 빨리 항로에 투입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