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문화 알리는데 도움 됐으면…
한권 펴내기 위해 여러번 회의 정성
다양한 이야기 담아 흥미 높여갈 것
"아이들이 내가 사는 인천이라는 지역에 깊은 애정을 갖고, 한층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인천 섬과 각 군·구의 전설·민담을 그림책으로 발간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한수미 인천시 도서관정책팀장은 "책을 읽은 아이들이 우리 지역을 자랑스러운 곳으로 인식했으면 한다. 오래된 설화로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시는 2018년 '해양설화'인 '백령도의 명궁 거타지', '영종도 아기장수'를 시작으로 매년 2권씩 지역 역사·문화를 담은 그림책을 발간하고 있다. 해양설화는 백령·연평·영흥·자월 등 인천에 있는 섬 지역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해양설화 그림책을 완간하고 올해부터 2027년까지 인천 기초단체 10곳에서 내려오는 민담을 마을설화로 발간할 예정이다.
한수미 팀장은 그림책 발간 업무를 초창기 때부터 맡아 현재까지 담당하고 있다. 당초 글로 인천지역 섬 이야기를 기록화하자는 시민들 제안에 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으로 구성해보자고 한 것도 그의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림책을 발간하는 일은 출판사 선정부터 작가 섭외, 이야기 발굴, 역사 고증 등 뭐 하나 순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팀장은 "업무를 맡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출판사 20여 곳에 메일을 보내서 인천시 그림책 발간 사업을 소개하고 참여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당시 적은 예산 등 여러 이유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다가 유아동 그림책 출판사로 유명한 한림출판사에서 도움을 줘서 첫발을 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그림책 한 권을 펴내기 위해 10번에 가까운 회의를 거친다고 한다. 지역에서 구전되는 이야기가 맞는지,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독자가 흥미를 느낄 요소가 충분한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수정해 최종 결과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림책에 대한 아이들 흥미와 관심도를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도 함께 기획한다. 인천시가 내달 발간하는 마을 설화 '깨끔재의 신비한 샘물', '지네를 구한 농부'는 작가와의 만남, 노래극 공연 등 다양한 형태와 연계해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림책 판매 수익은 인천 도서지역 초·중·고등학교에 도서를 기증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인천시는 현재까지 백령 북포초등학교, 연평초, 영종뒤나미스유치원, 장봉·자월 어린이집 등 여러 교육기관에 책을 기부했다.
한 팀장은 "학생들이 읽고 싶은 도서 목록을 제출하면 인천시가 이를 구매해 기증하는 방식으로 그림책 판매 수익을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곳곳에서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담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