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붕어빵 '1마리 1천원 시대'가 열렸다. 물가상승 여파로 붕어빵 노점상들이 하나둘 가격을 올려서다. 지난 겨울엔 3개 2천원, 2개에 1천원 정도에 붕어빵이 팔렸는데(2022년 12월15일자 2면 보도=지난 겨울 '500원 붕어빵'… 추억속으로) 물가가 더 뛰면서 붕어빵을 2마리 1천원에 판매하는 노점상마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14일 방문한 수원 탑동의 노점상. 이곳은 최모 할머니가 아침부터 붕어빵을 구워내는 곳으로, 지난달 21일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최 할머니의 노점상은 첫입부터 마지막 한입까지 바삭한 식감을 유지해 찾는 손님이 꾸준하다.
그러나 올해는 이따금씩 소비자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올해부터 붕어빵 가격을 개당 500원에서 670원으로 인상해서다. 최 할머니는 "작년까지는 2마리 1천원에 팔았다. 그런데 올해는 물가가 올라 어쩔 수 없이 3마리 2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가끔 손님들이 예전 물가를 떠올리며 '너무 비싼거 아니냐'고 한다"고 말했다.
속재료 팥 가격 전년比 21.1% 상승
고물가속 소비자들 대체로 '수긍'
수원 교동에 위치한 붕어빵 노점상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다시 영업에 돌입했다. 이곳 역시 노점상을 열면서 붕어빵 가격을 상향조정했다. 붕어빵 판매 가격은 4마리 3천원, 2마리 2천원이다. 2개를 살 경우 개당 가격이 1천원 꼴이다.
노점상 사장 A씨는 "업체로부터 납품받는 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밀가루 등 반죽에 필요한 재료 가격이 특히 급등했다"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고 했다.
실제 붕어빵 속재료로 사용되는 팥, 설탕 등 가격은 계속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산 상품 붉은 팥 40㎏ 평균 도매가격은 44만4천원으로 1년 전 대비 21.1%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식용유와 설탕 물가도 전년동월 대비 각각 3.6%, 17.4% 올랐다.
붕어빵 1마리 가격이 1천원에 달하는 '금붕어빵'이 됐지만, 소비자들은 대체로 이해한다는 분위기였다. 최근 물가 상승을 소비자들도 고스란히 체감하고 있어서다. 직장인 이모(31)씨는 "확실히 가격이 오른 게 체감이 된다"면서도 "요즘 밥상물가가 오르는 걸 생각하면 그래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42)씨는 "생각해보면 카페에서 판매하는 엄청 작은 '까눌레'도 3천~4천원에 달한다. 까눌레랑 비교하면 오히려 크기도 큰데다 바로 만들어 따끈하기까지 하다"며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붕어빵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