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청라 등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 구월2공공주택지구 등 대단지 택지 개발을 눈앞에 둔 인천시가 급증하는 하수 처리 수요를 충족할 공공하수처리장 신·증설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연내 재원 마련 대책을 내지 못하면 수년 뒤 '하수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위한 설계보상비 99억원(국비 9억원, 시비 90억원)을 반영했다. 현대화 사업의 설계 공모 참여 업체에 대한 보상비로, 인천시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발주로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 사업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2027·2029년 준공·입주 '발등에 불'
승기·공촌하수처리장 증설 등 촉박
연내 재원대책 마련 못할땐 불보듯
법정 계획인 '2035 인천시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반영된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비는 총 3천884억원(국비 456억원, 시비 2천950억원, 원인자 부담 478억원)이다. 당초 사업비는 2천980억원이었지만, 지난 2021년 구월2지구 사업이 결정된 이후 사업비가 증가했다.
늘어난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비가 법정계획에 반영됐지만 인천시는 올 한 해 기획재정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비가 300억원이 넘는 456억원으로 변경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예타 조사가 진행된다면 사업 시기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걸리는 기간은 최소 7년이다. 2029년 입주를 시작하는 구월2지구의 하수 처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년에 현대화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청라국제도시 일대 하수를 담당하는 서구 공촌하수처리장 증설 사업도 시간이 촉박하다. 공촌하수처리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6만5천t이다. 이는 청라 계획인구(9만8천60명)를 고려한 용량으로, 현재 청라 거주 인구는 11만명을 넘었다.
2027년 말 생기는 스타필드 청라, 2026년 기반시설 조성이 끝나는 인천로봇랜드, 2029년 청라의료복합타운에 문을 여는 아산병원을 비롯해 인천도시공사(iH)의 검암역세권 개발과 민간의 연희공원 특례사업, 경서3지구 도시개발사업까지 고려하면 공촌하수처리장 증설이 시급하다. 현재 처리 용량보다 3만8천t 정도 늘어난 10만3천t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인천시는 공촌하수처리장 증설과 함께 지하화를 계획하고 있어 총사업비는 9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법정 계획에 반영된 공촌하수처리장 증설 용량은 2만8천t, 사업비는 596억원에 불과하다.
공촌하수처리장 하수량 비율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37%, 한국토지주택공사(LH) 30%, iH 18%, 서구청 10%, 기타 사업자 5% 등이다. 증설 비용은 하수량에 따라 원인자가 부담해야 한다. 인천시는 추가로 늘어난 증설 용량에 따른 비용 분담 비율을 각 사업자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협의 중이다.
공촌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에 4~5년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청라 일대 개발사업에 따른 입주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증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의 국비 규모에 대한 협의가 연말에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는 사업을 늦출 수 없는 만큼 필요시 국비를 줄이고 재원을 추가 분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공촌하수처리장 증설에 대해서는 "LH의 증설 기본용역이 올해 말 종료된다. 원인자인 각 사업자의 하수량이 파악된 상태"라며 "연말까지 TF 협의를 마무리하고 증설 사업비의 분담액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