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 장소이전 ↑ 노후화 가속
'산업공유지' 기능 확대안 제시
계양TV·검단2산단 조성 조언
신일기 인천가톨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15일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아침특강' 연사로 나와 인천지역 주요 산업단지가 준공된 지 20~3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돼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며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인천의 미래 산업지도를 그리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1970년대 인천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발전했으나, 교육 수준이 높아진 1990년대 이후 사무직 일자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산업단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IMF 이후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본사와 연구개발 기능을 서울로 옮기고 원가 절감을 위해 공장은 해외로 이전하면서 인천 산업단지의 노후화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단지의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재생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대부분 공장을 철거하고 주거단지 위주로 개발돼 산업단지 본연의 기능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미국 역시 디트로이트 등 낙후된 공업도시를 되살리기 위해 주거 재생사업에 집중했지만 실패했다"며 "인천을 비롯한 국내 지자체들의 재생사업도 미국의 길을 답습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인천 산업단지들이 활기를 되찾으려면 '산업 공유지'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산업 공유지란 전문적 기술을 갖춘 기업과 학교, 연구기관이 한 지역에 모여 혁신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한다.
신일기 교수는 "남동산단은 준공 당시 인천의 외곽이었으나, 남동구와 송도국제도시 등의 발전으로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하면서 단절된 도시 구조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산단 내 기업들이 직접 생산한 제품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각종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청년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인천의 미래 산업단지 지도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계양테크노밸리와 검단2일반산업단지 등 앞으로 들어설 신규 산단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그동안 산업단지는 원자재 반입과 제품 반출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성돼 도로와 보행 공간이 부족했다"며 "신규 산업단지들이 슬럼화되지 않도록 설계단계부터 교통 인프라와 기반시설 조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