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잘하고 돌아오겠습니다."
16일 오전 6시40분께 안양시 인덕원고등학교 앞. 새벽 어스름이 다 가시지 않은 시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치르기 위한 수험생들의 발길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차를 타고 학교 앞에 도착한 수험생 김민강(18)군은 "긴장은 별로 안 된다"며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 얼른 끝내고 돌아오겠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안시후(18) 학생도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떼며 "영어 과목이 약점이라 떨리기도 하지만 여태까지 잘 준비했던 것처럼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수원시 매원고등학교 앞으로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속속 도착했다. 학부모 황기정(50)씨는 차량 뒷좌석의 문을 손수 열어주며 차에서 내린 아들과 따뜻하게 포옹했다. 황씨는 "죽을 만큼 힘내서 보고 돌아오는 거야"라고 비장한 표정의 아들을 향해 응원가를 전했다.
같은 시간 수원시 매원고등학교 앞으로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속속 도착했다. 학부모 황기정(50)씨는 차량 뒷좌석의 문을 손수 열어주며 차에서 내린 아들과 따뜻하게 포옹했다. 황씨는 "죽을 만큼 힘내서 보고 돌아오는 거야"라고 비장한 표정의 아들을 향해 응원가를 전했다.
학부모 복진권(54)씨는 "이날로 아들의 힘든 수험생활이 끝나 시원한 마음"이라며 "이때까지 잘 버텨온 아들이 대단하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아들이 수험장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휴대전화 사진에 담았다.
이날 찾은 학교 앞은 과거 왕왕 볼 수 있었던 열띤 응원전은 펼쳐지지 않았다. 대신, 코로나19 이후 치러지는 첫 '노마스크' 시험인 만큼, 가족들과 친구들은 저마다의 스킨십을 통해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할머니, 어머니, 형까지 온 가족이 나와 수험생 가족을 독려하기도 했다. 수험생 동생을 응원하러 온 대학생 정헌서(22)씨는 "내가 본 수능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동생이 수능 보는 날이 와 시간이 빠르다"며 "여기까지 달려온 동생이 마지막까지 힘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재수생 등 'n 수생'의 결연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덕원고 앞에서 만난 대학교 졸업반 이하늘(24)씨는 "학교를 옮기고자 하는 마음에 수능을 보러 왔다"며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이과계열의 컴퓨터공학과로 재입학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동현(21)씨는 "생명공학계열을 지망하고 있어 시험을 보러왔는데 설렘 반 두려움 반인 마음인 것 같다"며 "오늘 시험이 끝나니까 후련한 것도 있는데, 잘 보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날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10분이 임박하자 수험생들은 잰걸음으로 교문을 향했다. 수원남부경찰서 순찰차를 탄 수험생이 도착해 가방을 꽉 둘러매고 매원고 교실로 뛰어가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수능 응시 지원자는 작년보다 3천442명 감소한 50만4천588명이다. 경기지역에서는 14만6천122명이 응시한다. 지난해 14만6천623명보다 501명(0.3%) 줄었다. 경기지역 고사장은 338개교 6천428실이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로 올해부터 별도 시험장이나 분리 시험실을 운영하지 않는다. 최근 유행인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또한 같은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조수현·김지원·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