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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024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수원여고 앞. 수험생 가족 등이 시험을 치르고 나올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2023.11.16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겨울비 내린 수능시험날, 가족도 긴장
"어떤 과목 끝났을지 생각하며 기다려"
눈물 흘리는 수험생 안아주는 모습도

"끝나서 정말 후련해요."

16일 오후 4시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치러진 수원시 수원여자고등학교 정문 앞.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 속, 수능을 마치고 교문을 나설 수험생을 맞이하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남편과 함께 고3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던 학부모 이지은(49)씨는 "딸이 평소대로 실력을 발휘해 고생한 보람이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면서 "무엇보다 웃으며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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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수원시 수원여자고등학교 앞. 수험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2023.11.16./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학부모 김성현(55)씨는 자녀의 우산을 한 손에 들고 교문을 바라봤다. 그는 "수험생 딸이 긴장하지 않고 시험 잘 봤길 바란다"며 "'매시간 어떤 과목이 끝났겠지,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시험에 임할까'를 생각하며 끝나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시험장 앞은 수험생을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한국사 및 탐구영역 종료 시간인 오후 4시37분이 지나자 교문 앞의 사람들의 표정은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시험장 교문이 열리고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자 격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수능을 마치고 나온 딸을 안아주고, 가방을 들어주는 아버지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딸의 등을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어머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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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수원시 수원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2023.11.16./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은 웃음으로 반겼다.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함과 안도감이 짙게 밴 얼굴들이었다. 반나절 꼬박 대장정을 치른 수험생들은 서로를 토닥였고, 몇몇 수험생은 신나는 목소리로 휴대전화를 통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며 해방감을 만끽했다.

생명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김남희(19) 학생은 "시험이 끝나서 시원하지만 노력한 게 끝났다고 생각하니 사실 허망하기도 하다"며 "그동안 믿고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하은(19) 학생은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수능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모의고사 보고 나온 기분"이라면서 "집에 돌아가면 우선 잠부터 많이 자고 싶고, 수능 전에는 눈치가 보여 놀지 못했는데 이젠 여행도 가면서 재밌게 놀 것"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경기도에서 이번 수능 지원자 수는 14만6천122명으로, 전국 50만4천588명 중 28.96%에 달했다. 경기지역에서는 357개교, 7천270실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20일까지 수능 문항에 관한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친 뒤 28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성적은 12월8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