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부터 도배·전기·몰딩 등 보수
구청서 '선별 도움' 매달 1가구 작업
내년엔 음식 나눔·장학금 기부 계획
"선행은 마치 바이러스와 같아요. 주변에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으니 자연히 봉사를 시작하게 됐고, 이제는 제 기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로 어려움을 겪는 인천 남동구 지역 주거 취약계층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임재식 남동희망지킴이봉사회 회장과 회원들이다. 이들이 다녀가기만 하면 낡고 추웠던 집은 주거 취약계층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로 변신한다.
희망지킴이봉사회는 올해 5월부터 임 회장을 중심으로 남동구에서 활동 중인 단체다. 임 회장은 앞서 계양구 곰돌이봉사회 국장을 맡는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웃을 돕는 일을 해왔는데, 최근 사업장을 남동구로 옮기면서 "이곳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집수리 봉사를 펼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임 회장은 "이웃 중 성당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는 분이 계셨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면 돕자고 마음을 먹었다가 자연스럽게 봉사를 이어오는 중"이라며 "마침 남동구에 무허가 주택이나 노후 주택 등 주거형태가 미흡한 부분이 많았고, 회원들도 선뜻 집수리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준 덕분에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회는 임 회장을 비롯해 회원 20여 명이 모두 도배, 장판, 전기, 타일, 몰딩, 방수 등 건축 기술 전문가들이다. 각자 본업을 하면서도 집수리 일정이 잡히는 날이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봉사는 남동구청으로부터 주거 취약계층 가정을 추천받아 수리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집수리에 필요한 재원과 인력은 모두 봉사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임 회장은 "남동구에서 명단을 받으면 회원들과 함께 직접 그 집들을 방문해 상태를 살펴보고,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집들만 선별해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6월부터 매달 1가구씩 총 5가구를 지원했는데, 남동구청 공무원들도 서류상으로만 대상자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함께 선별작업을 해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임 회장은 내년 3월이 되면 음식 봉사도 시작할 예정이다. 계양구에서 함께 봉사했던 식당 사장과 마음을 모아 매주 50~100명의 이웃에게 중국 음식을 대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남동구와 행정복지센터와는 협의가 끝났다. 앞서 봉사회는 이번 달 취약계층 50가구에 전달할 김장을 담그기도 했다.
임 회장은 "이 외에도 남동구에 소년소녀가장이 많은데, 회원들과 십시일반 모아서 내년 연말부터는 학생 5~6명에게 장학금을 주려는 생각도 갖고 있다"며 "봉사하는 방법을 몰라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두려움 없이 일단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해 본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