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부 숙원 해소·인천 확대 협약
민주당 시당도 이례적 '환영' 논평
대체 매립지는 '안갯속'
재공모 일정 합의에도 성과 미지수
김포 서울편입, 유시장 숨고르기 전환
인천·서울 '국힘'-경기 '민주' 구도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두 도시의 교통 현안인 '공항철도~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기후동행카드 도입'에 합의했다. 수도권 3개 시도의 얽힌 현안 중 교통 분야의 실타래를 먼저 풀었다.
16일 수도권 3개 시도 단체장 회동에선 수년간 제자리걸음인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 매립지 재공모 일정에 합의했지만 구체적 성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해선 '현격한 의견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유 시장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김포 서울 편입과 관련해 지난 6일 입장문을 내어 '정치쇼' '포퓰리즘' '서울특별공화국'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이번 회동 직후 기자들 질문에는 "(김포 서울 편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입장문 발표에서) 옳고 그르다는 것을 말한 게 아니다"라고 수위를 낮췄다.
인천시와 서울시는 교통분야에서 선물 보따리를 주고받았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 서북부 지역 주민들 숙원인 공항철도~서울 9호선 직결을 받았고,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의 '핵심 사업'인 기후동행카드(대중교통 정기권)의 인천 확대를 얻어냈다.
17일 유 시장과 오 시장은 업무협약 후 각각 '지하철 직결사업 대타협 성과'를, 오세훈 시장은 '기후동행카드의 수도권 확산 계기 마련'을 강조했다.
유 시장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도 이례적인 '환영' 논평을 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번) 합의를 시작으로 9호선 직결사업이 조속히 착수돼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서울시, 인천시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교흥(서구갑) 시당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9호선 직결사업 해결을 위해 그동안 노력한 점을 강조했다. 다만, 공항철도~서울 9호선 직결 운행은 2027~2028년께 가능하고, 기후동행카드는 인천~서울 광역버스에 한해 내년 하반기 이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 매립지 공모는 지난 1~2차와 마찬가지로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 시장은 전임 박남춘 인천시장의 '자체 매립지' 정책이 매립지 문제 해결을 지연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대체 매립지 선정 여부는 유정복 시장의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포 서울 편입을 두고 유 시장이 그간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것과 달리 '숨 고르기'로 방향을 전환한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번 3자 회동 이후 수도권 현안 해결 방향이 국민의힘(인천시·서울시), 민주당(경기도) 구도로 굳혀진 것도 특징이다.
인천 정가에서는 "(유 시장이) 당 지도부에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시각과 "수도권 현안을 당이 아닌 지자체 중심으로 풀어가는 프로세스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인천시와 서울시의 인천공항~서울 9호선 직결 합의에 대해 환영 논평을 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정복 시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복잡해 보인다. 유 시장과 오 시장의 이번 '빅딜'이 지역 여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면서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김포 서울 편입 이슈도 인천 서북부지역 표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3면('9호선' 비용 분담 합의… 기후동행카드 광역버스부터 '탑승')
/김명래·유진주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