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가로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5동에서 환경미화원이 분리 배출된 폐비닐 전용 봉투를 수거하고 있다. 미추홀구의 숭의4동, 용현5동, 도화2·3동, 주안2동 등 4개 동에서 시범 운영 중인 '폐비닐 전용 봉투'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23.11.2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미추홀구 단독·빌라 주민에 무상제공

"비닐 안 넣으니 종량제 사용도 줄어"
시행효과 크면 전체 21개동 확대키로


인천 미추홀구가 단독주택, 빌라 등을 위해 도입한 '폐비닐 전용 봉투' 시범사업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숭의4동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에 깨끗하게 모은 비닐을 전용봉투에 넣어 배출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상시 비닐류 등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하지만 단독주택 등은 이런 공간이 없어 지정된 날에 집 앞에 재활용품과 함께 비닐을 일반쓰레기를 담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릴 수밖에 없다.

이에 미추홀구는 비닐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단독주택, 빌라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인천 최초로 폐비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전용봉투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범 운영 대상으로 선정된 숭의4동, 용현5동, 도화2·3동, 주안2동 등 4개 동에선 통장들이 주민들에게 폐비닐 봉투를 나눠줬다. 분리배출 대상은 라면 봉지, 과자 봉지 등 필름류를 포함한 이물질이 묻지 않은 모든 비닐이다.

최근 숭의4동에서 열린 반상회에서 만난 주민 나희자(73)씨는 "종량제 봉투에 버리던 비닐을 따로 분리하니 종량제 봉투 사용량이 줄었다"며 "폐비닐만 따로 깨끗하게 씻어 분리 배출하니 냄새도 안 나고 좋다. 깨끗하게 모은 폐비닐로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반상회에선 주민 30여 명이 모여 비닐 분리배출 방법과 건의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미추홀구 폐비닐 분리배출 용현5동 폐비닐봉투 수거5
미추홀구의 숭의4동, 용현5동, 도화2·3동, 주안2동 등 4개 동에서 시범 운영 중인 '폐비닐 전용 봉투'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23.11.2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6년부터 수도권 지역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미추홀구는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재활용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시범사업 대상지 4개 동에서 내년 3월까지 시행하고, 효과가 크면 전체 21개 동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분리배출된 깨끗한 비닐은 한데 모아 고형원료로 활용된다. 고형연료는 비닐 등에서 가연성 물질만 골라내 압축한 것으로 시멘트 공장 등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이영옥(67) 숭의4동 통장자율회장은 "폐비닐 전용봉투를 구청에서 받아 통장들이 직접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데 이웃들 반응이 좋다"며 "처음엔 귀찮아하던 주민들이 '집에서 비닐이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구청의 지원이 이뤄진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에서 빠진 다른 동 주민들은 분리배출한 비닐을 집 근처 행정복지센터로 가져가 처리할 수 있다. 미추홀구는 이 주민들을 위해 목요일마다 비닐 500g당 10ℓ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 주는 '비닐류 교환의 날'을 운영한다.

20일 미추홀구 자원순환과 김영희 청소행정팀장은 "지자체에서 일반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을 줄이면 그만큼 다른 사업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독주택 등 분리배출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