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의 컴퓨터 게임은 1958년 윌리 히긴보덤이 개발한 '데니스 포 투'다. 그는 원자폭탄 개발, 이른바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 전자회로 디자이너였다. '데니스 포 투'는 지금의 게임 개념으로 보면 결격사유가 많은 게임이라 할 수 있으나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게임이었다. 이어 1961년 당시 MIT대학 학생이었던 스티브 러셀이 개발한 '스페이스 워'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컴퓨터 게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이용되던 컴퓨터 게임을 대중화한 것은 유타대학 컴퓨터 공학부에 재학 중이던 놀란 부쉬넬에 의해서다. 그는 '스페이스 워'를 동전투입식 게임으로 상품화했다. '스페이스 워'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그는 아타리사(社)를 창설하고 1972년 탁구 경기를 모방한 벽돌 깨기 게임 '퐁'을 개발, 대성공을 거둔다. 이어 타이토사가 1978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그리고 1981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더욱 발전시킨 일명 '캘러그'를 내놓으면서 전 세계에 전자 오락게임의 열풍이 일었다.
개인용 PC에 최적화한 브로드번드의 어드벤처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는 3D의 기술적 구현이 불가능한 상황을 등축시점(isometric view)을 활용하여 주인공 캐릭터가 미로 속을 탐험하는 것이 마치 실제인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획기적인 게임이었다. 등축시점이란 좌표를 2차원 좌표로 변환한 투시 기법의 하나로 XYZ 축의 축소비율이 모두 같은 것을 말한다. 이후, 다중접속역할놀이게임(MMOPRP)이 대세를 이루며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들이 나오고 이 시기부터 직업적 프로게이머들이 탄생했다.
지난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페이커 이상혁이 이끄는 티원이 중국 웨이보 게이밍을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티켓은 10분 만에 매진됐으며, CGV 전국 100여 개 상영관에서도 생중계됐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e스포츠가 10~40대 사이에서는 대세가 됐다. 세상과 독자들이 이처럼 변해가니 정통 일간신문들에서도 젊은 독자들을 위해 e스포츠 코너를 신설하거나 적극적으로 다루는 등 시대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겠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