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변수 큰 영향 불규칙성 보여
장단기 불문 경기예측도 어려워
하강기 선행성·상승기엔 후행성
하도급 비중과 재고 조정에 기인
지역의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 중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경제성장률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호경기고 낮으면 불경기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적어도 1년은 지나야 공표된다. 2024년이 코앞인 현재 최신의 인천 경제성장률은 2021년 통계치이다. 이것으로 경기를 판단하자니 속보성이 너무 떨어진다. 해서 주로 이용하는 지표가 경기종합지수다. 인천에서는 인천연구원이 발표한다. 하지만 경기종합지수도 실물경제 지표를 모아 편제하니 두 달은 지나야 발표된다. 역시 아쉽다. 속보성이 가장 높은 것이 기업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다. 매달 15일경 조사한 자료를 월말에 발표한다. 다행히 정확성이 꽤 높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담당한다.
인천의 여러 경기지표를 관찰하면서 얻은 구조적 특성은 다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큰 변동성(volatility)이다. 인천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생산의 진폭이 전국에 비해 훨씬 크다. 그 결과 인천의 경제성장률 변동이 전국에 비해 크다. 따라서 전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 인천의 경제성장률은 더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전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을 때는 인천의 경제성장률이 더 낮은 모습을 보인다.
둘째, 불규칙성(irregularity)이다. 연간으로 전국과 인천의 경제성장률이 같은 크기로 변하더라도 분기별로는 인천의 산업생산이 전국에 비해 더 많은 변화를 보인다. 분기별 산업생산지수가 이를 증명한다. 같은 변동성 하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불규칙성을 보인다. 원인은 인천의 산업생산이 전국에 비해 더 많은 경제변수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작은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개방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인천은 국내 타지역과의 이출입 거래가 많은 가운데 외국과의 수출입거래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면서도 전기·가스 공급업, 국제운송업, 석유정제업 등의 산업비중이 커 환율이나 유가 국제적인 가격변수의 영향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셋째, 불가측성(unpredictability)이다. 단기적으로는 경기변동 폭이 커 그만큼 불안정성이 크고 불규칙성이 큰 만큼 인천 경기의 예측이 어려워진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인천은 제조업의 빠른 위축과 서비스업의 지속적인 성장 속에 건설업, 전기·가스 공급업 및 운송업 등의 비중이 해마다 크게 변화한다. 즉,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구조가 상대적으로 크게 변화함에 따라 장기적 경기 전망 역시 어렵다. 요약하면 인천경제는 장단기를 불문하고 경기에 대한 예측이 대단히 어렵다는 말이다.
마지막이 하강기의 선행성과 상승기의 후행성이다. 이는 인천의 높은 하도급 거래 비중과 거래 상대방의 재고 조정에 기인한다. 경기 하강이 예상되면 하도급 거래 주문이 감소한다. 즉, 경기하강 예상만으로도 주문이 감소하여 실제 경기하강에 앞서 인천 경기가 하강한다. 경기 상승기에는 상승에 앞서 미리 주문이 증가하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문처의 재고가 소진될 즈음에야 주문을 시작한다. 즉, 재고소진 기간만큼 인천의 경기가 뒤늦게 상승한다. 일반적으로 하강기는 6~9개월 정도 선행하고, 상승기에는 3개월 정도가 후행한다.
여러 대응방안이 제시된다. 우선, 소비 면에서는 경기의 변동성 해소를 위해 인천 민간소비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역외 소비를 역내 소비로 전환하여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급 면에서는 인천의 제품 공급이 최종소비자 수요와 직결될 수 있도록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하도급이나 재고소진에 따른 경기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정책 면에서 불경기 때는 재정을 확장하여 조기 지원하되, 호경기에는 재정확장을 억제해 건전화하는 경기 역행적 대응을 통해 경기진폭을 줄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