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201000918700046871.jpg
윌리엄 크리스티&레자르 플로리상 '요한 수난곡' 포스터. /아트센터인천 제공

아트센터인천(ACI)이 11월 시대악기 연주단체의 양대 산맥인 '레자르 플로리상'과 '잉글리시 콘서트'의 공연을 연달아 소개한다.

ACI는 오는 25일 지휘자 윌리엄 크리스티와 그가 1979년 창단한 레자르 플로리상이 연주하는 바흐의 '요한 수난곡, BWV 245' 공연을 개최한다. 바흐가 작곡한 5개의 수난곡 가운데 '마태 수난곡'과 함께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유일한 곡으로, 후기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 특징을 총체적으로 담은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이 곡은 요한복음 18장과 19장을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배신과 포박을 다루는 1부, 심판과 사형 집행 그리고 장례를 다루는 2부로 구성됐다. 바흐는 성서의 텍스트에 더해 당시 종교 시인이었던 브로케스를 비롯한 여러 저자의 시를 조합해 작품을 완성했다. 1724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된 후에도 바흐는 약 25년 동안 4차례에 걸쳐 곡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112201000918700046872.jpg
잉글리시 콘서트 '헨델, 로델린다' 포스터. /아트센터인천 제공

레자르 플로리상은 이번 연주에서 1724년 첫 번째 버전을 기본으로 하되 부분적으로 네 번째 버전(1749년)과 미완성 버전(1739년)을 가미한 편집판을 사용한다. 이번 연주에는 레이첼 레이몬드(소프라노), 헬렌 찰스톤(콘트랄토), 바스티엥 리몽디(테너), 모리츠 칼렌베르크(테너), 마티유 발렌지크(바리톤), 알렉스 로젠(베이스) 등이 솔리스트로 참여한다. 레자르 플로리상의 정제되고 투명한 사운드로 듣게 될 '요한 수난곡'의 비장미와 함께 월리엄 크리스티가 발굴한 솔리스트들의 활약상도 이번 연주에서 주목할 요소로 꼽힌다.

오는 28일 개최하는 잉글리시 콘서트의 공연은 지휘자 해리 비켓과 함께 헨델의 '로델린다'를 국내 초연으로 연주한다. 극 중 소프라노 아리아인 '나의 사랑하는 이여(Mio caro bene)'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에 삽입돼 우리에게 익숙해진 작품이기도 하다.

1725년 초연된 '로델린다'는 헨델이 왕립음악아카데미 작곡가로 활약하던 시기 작곡돼 1720년대를 대표하는 오페라로 손꼽힌다. '로델린다'는 초연 후 첫 시즌에 14차례나 무대에 올랐고, 헨델이 이끈 두 번의 재공연에서도 각각 8차례씩 상연되는 등 당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거의 200년 동안 무대에서 사라진 후 1920년이 돼서야 독일 괴팅겐 헨델 페스티벌에서 헨델 오페라의 현대적 재발견을 알리는 첫 작품으로 세상에 다시 알려졌다.

이번 ACI의 공연은 국내 최초로 연주되는 '로델린다'를 굵직한 앙상블이 연주하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펼친다. ACI의 단독 공연이기도 하다. 소프라노 루시 크로(로델린다), 카운터테너 예스틴 데이비스(베르타리도), 테너 에릭 페링(그리모알도)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각 공연의 세부 내용은 ACI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